프로젝트 대표 이미지프로젝트 대표 이미지

도무스 페트라 Domus Petra

프로젝트 대표 이미지프로젝트 대표 이미지

도무스 페트라 Domus Petra

  • 위치

    전라 광양시, 도사리
  • 용도

    주거 시설
  • 외부마감재

    벽돌
  • 내부마감재

    페인트, 마루
  • 구조

    일반목구조
  • 대지면적

    885.77㎡
  • 완공연도

    2023
  • 건축면적

    157.94㎡
  • 연면적

    196.67㎡
  • 디자이너

    임형남, 노은주
  • 건폐율

    17.83%
  • 용적률

    22.2%




Elevation


Elevation


전라북도 진안에 있는 데미샘에서 시작하여 남원과 곡성을 지나 구례로 접어드는 섬진강이 길었던 여정을 마치고 광양만에서 바다와 합쳐진다. 그 끄트머리에 바위가 사방에 질펀하게 깔린 동네가 나온다. 도사리라는 동네인데 행정구역으로는 광양이지만 건너편 하동과 가깝다. 봄을 알리는 산수유가 유명한 곳이고 지리산의 순한 능선과 비단결 같은 섬진강이 아주 잘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오래된 집들이 가득한 동네를 끼고 올라가면 매실과 감나무 같은 과일나무가 언덕과 계곡 틈새마다 빼곡하다.

이곳에 지은 <반석 위의 집> 주인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독실한 카톨릭 신도였다. 예수님은 시몬에게 베드로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베드로는 바위를 뜻하는 페트루스의 음역이다) 갈대라는 의미의 시몬을 바위를 뜻하는 페트루스로 바꿔주며 그 바위 위에 단단한 교회를 세울 것이라 이야기한다. "반석 위에 나의 집을 세우리라." 예수는 베드로에게 그렇게 이야기했다. 단단하고 오래가는 나의 집을 짓겠다는 결의를 보인 것이다. 베드로는 예수가 원하는 대로 몇천년을 버티는 단단한 종교의 기반을 만들었다.





Sketch


Section


Section


반석 위의 집(Domus Petra). 우리는 단단한 바위 위에 집을 지었다. 아니, 바위를 피해서 집을 앉혔다. 우리가 땅에 처음 갔을 때, 풀을 헤치고 산길로 들어서니 바위들이 무성한 풀과 매실나무 아래서 잠복하고 있는 군인들처럼 눈을 번뜩이며 우리를 보고 있었다. 들어갈수록 바위는 점점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었다. 세는 것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많이 있었다. 바위를 딛고 올라서면 또 바위가 보였다. 마치 오랜 시간 땅을 딛고 서있는 고인돌이나 선돌처럼 늠름한 바위로부터 바닥에서 뒹구는 작은 돌맹이 같은 돌들도 있었다. 바위들은 오랫동안 이 땅을 지키고 있었으며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보라는 듯 조용하지만 우렁차게 자신을 드러내 보여주었다.

우리는 바위들 사이로 보이는 산의 흐름을 헤아려보았고 강의 흐름을 느껴보았다. 그리고 풀과 나무가 가려진 사이의 풍경을 보았다. 모든 것들은 오랜 시간 바람과 비와 눈을 맞으며 자리를 잡고 있었고, 아주 강력한 접착제로 고정한 듯 단단히 엮여 있었다. 그 틈을 비집고 사람이 앉거나 누울 곳을 찾아보았다. 집을 앉힐 자리는 도사리라는 동네에서 조금 빗겨나 산속에 있었다. 땅 아래로 축사의 지붕이 살짝 보였고 멀리 동네의 집들이 보였다. 인간의 세상에서 벗어나 지리산과 섬진강만 보면 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 땅에 집을 지으려는 사람은 원래 이 동네와는 인연이 없었던 60대의 부부였다. 섬진강 주변이 좋아서 몇 군데를 알아보다가 산수유가 제일 먼저 피는 동네로 자리를 정했다. 이곳은 바위만큼이나 많은 매화나무가 무성하고, 무엇보다 산수유나무로 유명한 곳이었다. 산수유는 참 묘한 나무이다. 봄을 알리는 꽃이 피는데 그 꽃은 마치 스프레이로 뿌려놓은 물방울처럼 나뭇가지에 연한 노란색의 작고 동그란 가루가 나무 끄트머리에 살짝 묻은 것처럼 피어난다. "아, 봄이구나." 산수유가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 다른 꽃들이 마치 각성하고 행동을 개시하는 것처럼, 진격 명령을 받은 군인들처럼 일제히 함성을 내지르며 사방에서 피어난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 목련 등등 내가 이름을 아는 꽃부터 내가 이름을 모르는 모든 나무들이 몸에 잠겨 있는 화려한 색들을 뽑아낸다.




나는 땅에 잠겨있는 아름다운 색을 뽑아내는 것이 건축이라고 생각한다. "이 땅에 잠겨있는 화려한 색은 어떤 색일까?" 검은색과 갈색이 섞여 있는 바위의 색들과 생생한 풀들과 그 상반된 색들을 감싸주는 산의 부드러운 색들 사이에서 어떤 색을 칠해야 할지 고민이 시작됐다. 부부가 살며 경치를 보고 매실나무를 가꾸는 단순한 삶은 담는 집이었지만, 원한 집의 크기는 작지 않았다. 오랜 도시에서의 생활과 사업이 이어질 공간이었고 멀리 사는 자녀나 손님들이 찾아오면 머무를 공간도 필요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미리 마을에 들어와 옛집을 하나 사서 1년여 간 살면서 동네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신들이 원하는 공간을 오래 생각했다고 한다.

설계를 시작하며 일단 바위를 세어보았다. 땅을 그리고 항공사진을 깔고 그 안에 얼핏 보이는 바위들을 표시했다. 물론 항공사진에 찍힌 큰 바위들이었지만 그 안에는 훨씬 많은 바위들이 있었다. 그리고 바위를 피해 자리를 깔았다. 땅의 모양은 뿔과 귀가 달린 생명체 같았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식도처럼 길게 이어진다. 안쪽에 숨겨진 공터와 적당한 높낮이를 가진 땅 그리고 그 경계마다 피어난 바위들과 공존하는 자리는 어디가 될지 고민했다. 좁은 도로 사정과 공사의 난이도를 고려해 비교적 운반이 쉬운 경량목구조를 선택했다. 바위를 피하다 보니 처음에는 섬진강쪽으로 길게 나가는 1자형 집의 모양이 되었다. 마치 두 개의 탑처럼 우뚝 솟아있는 바위 위에 집을 앉히고 주변의 돌을 건드리지 않는 평면을 그렸다.







Plan_1F


1층에는 공적인 삶을 2층에는 사적인 삶을 담았다. 일직선이었던 평면의 형태는 바위와 전망을 고려하며 살짝 꺾었지만, 처음에 만들었던 공간 프로그램은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설계가 진행됐다. 집 주변으로 그득한 매화나무를 가꾸는 작업을 고려하여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를 여기저기 만들었다. 정원에서 일하다가 중간에 집으로 접근하거나 잠시 쉴 수 있는 마루가 집 주변에 붙고, 2층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공간을 집어넣었다. 이 집은 두 개의 정면을 가지고 있다. 진입로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방향의 정면과 섬진강과 지리산을 향한 방향, 각각의 정면에 박공 형태의 입면을 구성했다. 그리고 집을 바위 위로 띄우고 데크를 설치하여 지리산 쪽으로 떠 있는 모양으로 지었다.





Plan_2F


설계를 하며 반년이 지나갔고 봄이 되며 공사를 시작하였다. 원래는 남겨두었던 거대한 두 개의 바위틈으로 계단이 생기고 데크로 이어지고 돌아서면 섬진강의 풍광이 담기는 경관을 생각했다. 그런데 공사가 시작되고 차량이 드나들기 위해 나무를 베고 바위를 치우다 보니, 대문이자 관문으로 생각했던 바위가 생각보다 뿌리가 얕았다며 밀려나 버렸다. 막상 공사를 시작하면 계획과 달리 현장의 여건에 따라 변화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게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 내부의 설계는 거의 그대로 지켜졌으나 땅과 만나는 부분, 남겨야 할 나무와 바위들이 많이 사라졌다.

거실을 두 개 층이 뚫린 시원한 높이로 한 것은 천장고가 낮은 아파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원한 공간감과 사방으로 열리는 전망을 위한 것이다. 주인들은 2층 침실에서 내려와 집 주변으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돌고, 남겨둔 나무들을 돌보면서 도시에서의 집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마음의 평온을 얻는다고 한다. 강 건너 하동쪽에서 보아도 이 집의 불빛이 잘 보인다. 여행자들이 긴 여정의 끝에서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불빛을 찾아가듯 반석 위의 집에서 주인들이 편안한 안식의 시간을 얻기를 바란다.◼︎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프로젝트 이미지 모음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