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 바이브 SJ Vibe 대표 이미지송정 바이브 SJ Vibe 대표 이미지

송정 바이브 SJ Vibe

새로운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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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 바이브 SJ Vibe

새로운 프로젝트
  • 위치

    서울 성동구, 송정동
  • 용도

    상업 시설
  • 외부마감재

    스토, 화강석, 테라코트, 예그리나 스톤에버, 벽돌
  • 내부마감재

    노출콘크리트
  • 구조

    철근콘크리트
  • 대지면적

    [블러드 블록] 112㎡, [피노 몬타노] 284㎡, [히알린 베일리] 149㎡, [멜랑쥬 콜렉션] 175㎡
  • 완공연도

    2024
  • 건축면적

    [블러드 블록] 65.92㎡, [피노 몬타노] 159.86㎡, [히알린 베일리] 72.58㎡, [멜랑쥬 콜렉션] 104.91㎡
  • 연면적

    [블러드 블록] 253.73㎡, [피노 몬타노] 547.8㎡, [히알린 베일리] 334.38㎡, [멜랑쥬 콜렉션] 334.6㎡
  • 디자이너

    주익현
  • 건폐율

    [블러드 블록] 59.93%, [피노 몬타노] 57.75%, [히알린 베일리] 49.38%, [멜랑쥬 콜렉션] 59.95%
  • 용적률

    [블러드 블록] 170.74%, [피노 몬타노] 197.88%, [히알린 베일리] 227.5%, [멜랑쥬 콜렉션] 191.2%
  • #서울
  • #성동구
  • #송정동
  • #상업
  • #근린생활시설
  • #스토
  • #화강석
  • #테라코트
  • #예그리나 스톤에버
  • #벽돌
  • #노출콘크리트

송정 바이브 SJ Vibe 상세 이미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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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gram


이곳은 아픈 기억들로 말없이 꾹꾹 눌러담겨져 있는 곳이다. 오랜 기간 성수동 공업지역의 배후주거지였던 이곳은, 물이 귀했던 시절이라 저소득층의 공장 노동자들이 무허가로 천변에 옹기종기 모여 살던 것이 그 시작이었다. 하지만 비가 오면 중랑천이 넘쳐 침수되기 일쑤였고 난개발과 불법건축으로 인해 제대로 구획되지 못한 도로는 지금도 쉽게 차가 오다니지 못할 정도다. 작디작은 한 건물에 수십 세대가 함께 살 수 밖에 없어 불법 개조한 입구에서부터 그 각각의 세대에 다다르는 사다리와 비슷한 경사도의 계단과 좁은 복도, 도로에 바로 면한 현관문 등 상황에 급조하고 임기응변한 기형적 건축형태가 이 동네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생존하고자 하는 본능이 만들어낸 다양한 건축적 요소들이 잡다하게 버무려진 곳, 여기는 송정동이다.

최근 성수동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며 자본의 흐름 또한 급격하게 그곳으로 몰려들었다. 자본가들은 경쟁하듯 그 곳의 땅을 사기 시작했고, 포화된 에너지는 인접지인 이곳 송정동으로도 밀고 들어왔다. 갑작스러운 개발의 분위기는 동네를 들썩이게 했다. 연예인들이 송정동 어딘가를 매수했다는 뉴스도 종종 들려온다. 이곳에 조용히 살고 있던 주민들은 난데없는 변화에 어리둥절하면서도 평생을 불편함과 고통으로 살고 있던 삶에 큰 보상을 받고자 하는 생각에 외지인에게 얼른 자리를 내주는 분위기다. 잠잠했던 송정동에 그렇게 변화의 물결이 몰아쳤다. 리모델링 작업 의뢰로 처음 우리를 찾아온 클라이언트가 지인들과 가족들을 연이어 소개해 주는 바람에 어쩌다가 송정동 블럭 근거리 내에 4개 프로젝트를 비슷한 시기에 순차적으로 계획하게 되었다. 집수리나 인테리어의 소소한 변화가 아닌 비교적 눈에 띄는 건축행위가 작은 골목 곳곳에 생기게 되니 책임감이 앞섰다.

오래된 집이 가득한 낡은 동네에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설 때의 생경함과 이질감을 최소화 하고 싶었으나 클라이언트들은 새것의 테가 확연히 나도록 밝은 톤의 건축물을 원했기에 그들을 절충하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 무언가는 건축물을 감싸며 돌아나가는 구불구불한 외부계단과 복도, 도로를 등진 건축물 배치로 인해 생긴 무창의 담벼락 벽체, 좀도둑을 방어하자고 해서 창마다 달아둔 방범창살, 담장 너머로 보이는 잡동사니가 가득한 건축물 앞 작은 안뜰, 각종 항아리와 화분이 놓여져 있던 각 층마다 있던 베란다, 각 집 현관문 사이에 자리한 문패가 붙어있는 묵직한 기둥 등 지금의 송정동 분위기를 구성하는 이러한 건축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축계획과 입면디자인이다. 이러한 디테일들을 곳곳에 배치하고 조합한 건축물로서 송정동의 어려웠던 역사를 굳이 숨기는 것이 아닌 그만의 분위기로 이어지게 하여 본 거주민과 외지인이 잘 어우러지는 환경의 동네가 되길 희망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제안하는 송정 바이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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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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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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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블러드 블록 Blurred Block

송정벚꽃길로 유명한 이곳에는 중랑천변을 달리는 동부간선도로와 송정동 사이에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제방로가 있다. 오랜 기간 상습 침수구역으로 악명 높았던 이 동네는 장마철 마다 집이 잠겼던 슬픈 과거가 있다. 이에 둑을 쌓았다 무너졌다가 수십년 반복하는 동안 지자체는 방법을 강구했고 마침내 건물 높이만한 높은 제방언덕이 생겼다.

눈앞에 잔잔하게 흐르던 중랑천 물결이 아닌 나무와 수풀이 조성된 산책로로 바뀐 지금은 많은 사람이 오가는 시선이 부담스러워져 주택이 아닌 사무실이 더 적합해 보인다. 그렇게 용도를 변경하고 법적 허용면적만큼 증축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좀 더 주목했던 것은 이제는 이곳이 더 이상 주택으로서 전체 중 부분으로 위장될 수 있는 곳이 아닌 근생으로서 불특정다수에게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곳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누군가로부터 보이는 것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일 텐데, 낡은 주변건물과 대비되는 새것으로 비롯된 이질감 정도로 단순한 차별화만 주고 싶진 않았다. 어디서든 느낄 수 있을 법한 디자인 언어가 아닌 이 건축물이 가진 흔적을 바탕한 조화로서 과거를 살짝 '뿌옇게(Blur) 드러내는 것'이 이곳만의 지역성을 살릴 수 있는 특별함이라 보았다.

그런 기준으로서 비록 기존 벽돌조 건축물 위에 수직증축을 하느라 구조보강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새로운 벽체가 만들어짐에도 오랜 시간동안 그곳에 자리하고 있었던 그 곳만의 역사를 남기고자 했다. 단순히 새것으로 덮어버리는 것이 아닌, 벽을 덜 허물어 내거나 계단이 있던 흔적을 남겨놓거나 기존 공간과 새로운 공간의 경계를 더욱 명확하게 구분하던가 하는 방식으로서 문화재 보존 작업을 하듯 세심하게 조성했다. 특히 전면 통창은 임대건축물의 기본 역할에 따라 보편적으로 임차인이 좋아하는 입면 구성방법을 적용하여 부동산적 논리를 따를 수밖에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기존 벽체를 보존하기 위한 방식인 '보이는 수장고'식 기법을 적용하여 송정벚꽃길을 산책하는 이들이 어스름하게나마 시간이 혼재된 송정동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유리에 반사되는 풀과 나무와 하늘은 자연스럽게 건축물에 그 풍경이 투영되게 하여 그 옛것과 새것, 자연물과 인공물의 경계를 흐릿하게(Blur) 하는 역할을 한다. 반대로 저녁이 되어 내부의 조명이 켜지게 되면 기존 건축물의 흔적이 그림자로 바뀌게 되는데, 이러한 대비의 이미지는 현재가 과거를 감싸 안고 있는 듯 한 실루엣으로서 극명하게 표현되어 배려의 건축물임을 드러낸다.

내부도 기존 다가구주택으로서 구획된 벽의 흔적이나 질감을 존치하여 그 위를 백색 도장으로 최소한의 처리만 했다. 예전에 창이 있던 흔적도 벽돌로 메우기만 할 뿐 따로 마감을 하지 않아 이곳이 오래 전부터의 기억이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무언의 설명을 하게 했다. 조명 또한 직접적이지 않게 구조보강재인 H빔을 통한 간접조명을 이용하여 어스름하게 밝혀주어 자연채광을 최대한 많이 느껴질 수 있도록 했다. 상부 수직 증축부는 새로운 구축물인 만큼 높은 층고로 계획하여 내부를 밝게 마감하여 송정벚꽃길의 초록이 액자 속 그림처럼 느껴지도록 연출하고 창의 상부는 프로스트 유리를 사용하여 어스름하게 사라져 보이도록 했다. 이는 오래된 느낌이 이어져 오다가 갑작스럽게 극단적 반전의 새것의 분위기를 맞이하게 될 때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유도했는데, 흐린 날 희뿌연 하늘일 경우 그 느낌이 극대화 된다.

과거의 수많은 사례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지금도 전국의 여러 지역이 실리를 표방하는 개발논리로 인해 기존의 지역적 색채가 많이 흐릿해지는 사례들을 보고 느끼고 있다. 무작정 사람들이 새것을 더 좋아한다는, 누가 언급했었는지도 모를 근거 없는 주장이 개발업자의 머릿속에 깊이 주입되어 있어 옆 동네 성수동의 거대한 광고판을 포함하여 별다른 고민 없이 옛것을 덮어버리곤 했던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옛 기억을 보존하고 관리하고자 하는 시민의식이 점점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그 영향력이 미약하니, 이제 조금씩 새로운 변화가 찾아오는 이곳 송정동만큼은 지금까지의 수많은 과오를 지각하여 이 곳 만의 매력을 잃지 않도록 개발 초기부터 신경을 쓰면 좋겠다. 비록 작은 건축물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세히 바라봐야 보이는 미세한 기록이 누군가에겐 영감과 추억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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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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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피노 몬타노 Pino Montano

계단을 오르내리며 무한 반복되는 그림이 있다. '상승과 하강(Ascending and Descending)' 이라는 이 그림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로저 펜로즈가 어린 시절 고안한  펜로즈 삼각형의 '가장 순수한 형태의 불가능성' 개념을 바탕으로 예술가 M. C. 에셔가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3차원에서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왜곡의 역설을 이용한 2차원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이 그림은 우리의 뇌가 무의식적으로 2차원의 그림을 3차원의 공간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인지의 한계를 나타내며, 이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착시를 경험하게 함으로서 무한한 공간개념으로의 확장을 유발한다.

송정동의 계단은 보편적인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 대문을 열자마자 계단을 마주하기도 하고 그 계단이 대문 위를 지나가기도 한다. 계단을 구불구불 건물을 감싸 돌기도 하고 그러는 동안 계단참이 복도가 되거나 발코니가 되기도 한다. 공중에 붕 떠있는 계단이 있기도 하고 문을 열고 들어선 실 안에 계단이 곧바로 이어지기도 한다. 폭이나 단 높이도 제각각, 불법증축은 예삿일이다. 이처럼 좁은 필지에 놓여진 건축물을 잘게 쪼개어 여러 세대가 함께 나누어살기 위해서는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나보다. 이처럼 계단을 오르내리며 살았던 삶이 송정동의 일상이고 이상을 현실화 시키려는 그들만의 생존방식이다.

'소나무 숲 사이에 지은 정자'에서 유래된 송정(松亭)은 현재의 라이프에 비춰본다면 '다양한 건축물 숲 사이에 지은 전망대'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높이 오르기 위해선 계단을 이용해야 할 것이고, 그 계단은 무한히 이어질지도 모를 착각을 덮어두고 연속하게 하여야만 힘든 것을 잊은 채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계단을 오르면 하나의 새로운 공간이 펼쳐지고, 또 한 계단을 오르면 길게 이어진 베란다와 마주한다. 또 한 계단을 오르면 너른 마당이 있어 숨을 고르며 주위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또 한 계단을 오르면 저 멀리 중랑천과 함께 멀리 이어지는 도시의 능선을 바라보며 힐링한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무의식적인 시선을 편집하는 벽체와 그렇게 눈길이 이끄는 배경이 믹스되며 이루어지는 3차원적 공간감은 단순히 돌고 도는 수직동선 역할의 일반적인 2차원적 계단이었다면 느낄 수 없었던 감각이다. 또한 이러한 계단은 벽식 구조의 난간 벽과 연계됨으로서 인접대지와 차면하는 경계가 되며 이는 주거지 내의 오피스 시설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배려장치가 된다. 일조사선의 경사도를 자연스레 빗겨가며 만들어진 점점 물러나는 계단의 배치와 그에 면하는 벽체와 난간의 높이는 이 건축물이 좀 더 프라이빗하게 느껴지게 하는 요소가 되며 앞서 언급한 3차원적 공간감을 극대화 시킨다. 이는 직원들이 업무 중간에 휴게를 위해, 잠시 통화를 위해 외부로 나설 때에, 부서간 이동을 위해 자연스럽게 이곳을 지나갈 수 있게 하여 단순히 층간 이동 또는 피난의 이유로 한정되는 계단의 역할에서 확장된 작은 숲속 산책로, 피노 몬타노(Pino Montano_  소나무 숲)가 된다.

골목으로 진입하면서 바로 눈에 띄는 흰색의 덩어리는 2개의 필지가 합쳐져 만들어진 용적률의 볼륨으로 인해 주변 건축물과 확연한 크기의 차이를 보인다. 과거의 송정동 분위기와는 다소 이질적이어서 생경한 느낌이지만 사옥으로서의 역할을 위해서라면 눈에 띄어야 하는 태생적 숙명으로서 주변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색감과 분위기의 흰색의 덩어리로 느껴지도록 계획했다.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해 개폐면적을 최소로 한 아래위로 길게 늘어뜨린 연속의 수직창은 좁은 골목에서는 조금 빗겨간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어 사라지게 하고, 하단부(1층) 외벽에 글로시한 유리마감을 적용하여 떠 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했다. 모노리스(Monolith)적 요소를 극대화한 흰색의 덩어리는 마치 옛 도시에 내려앉은 미래의 우주선처럼 신비롭게 보이길 원했다.

오피스 공간의 실리적 이용을 위해 반복된 평면이 적층된 흰색 볼륨은 반듯한 직사각형의 형태를 이루고 엘리베이터와 화장실을 남측 코너에 배치하여 설비의 효율을 극대화 하였다. 보편적인 코어계획과 달리 계단과 정반대되는 위치에 엘리베이터를 배치한 것은 직원들이 출퇴근시 버스 정류장에 내려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이용할 수 있도록 건축물 이용자들을 위한 현실적인 사용성 배려다. 또한 사옥의 공용로비와 가구 쇼룸을 위한 1층을 투명한 유리로 최대한 개방하여 이 골목을 지나다니는 주민들과 직원들, 그리고 쇼룸 방문자들 간의 시각적 소통을 유도하여 스케일적인 이질감을 해소하려 했다. 이러한 투명한 벽은 좁은 길에 담벼락이 양옆에 있어 답답하게 느껴지기만 했던 송정동 골목을 환하게 밝혀주는 가로등의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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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히알린 베일리 Hyaline Bailey

여느 오래된 골목의 풍경과 마찬가지로 송정동은 담장과, 그 담장에 면한 창에 달린 방범창살로 가지각색의 구성을 가진다. 오늘날 지자체가 주차 공간을 마련하려는 방법으로써 담장 허물기 사업을 통해 개방된 골목으로서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만, 노인인구가 많고 가계소득이 적은 이 동네의 특성상 차량 소유자가 많지 않아 굳이 비용을 들여 담장을 허물려는 의지가 약해 보인다. 그로 인해 송정동 골목은 개구부 없이 긴 벽면이 이어지는 데에다가 비좁은 도로 폭으로 인해 답답한 환경이다. 먹고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미뤄둔 주민의 환경개선의 의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하므로 이 동네에 드리워진 변화를 따르는 새로운 사람의 몫으로 넘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듯하다.

이곳은 건폐율 50%, 용적률 250% 기준으로 개발이 가능하여 지가가 상대적으로 고가로 평가되는 3종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이 땅은 북측에 도로가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 폭이 4m로 좁아 일조 사선의 영향을 많이 받고, 15m 높이제한구역이라 최대 연면적 확보가 불가하다. 따라서 신축 기준, 투자비 대비 사업성이 좋지 않아 단순히 수익형 부동산 식 계산법으로 접근하기엔 개발이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클라이언트가 송정동만의 매력적인 분위기에 매료되어 자사 사옥으로서 신축을 희망했기 때문에 애정 어린 손길로 만들어 질 수 있었다.

주거지 내에 업무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점에 프라이버시가 가장 먼저 신경이 쓰였다. 더구나 동네 이웃이 아닌 외지인이라면 더 예민해져 창을 계획하는 것이 여간 고민되는 것이 아니었다. 업무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려면 일조 사선을 피해 동, 서, 남측으로 건축물을 바짝 붙여야 해서 북측을 제외한 모든 곳이 인접 대지에 가까이 면해야 하기에 자연스럽게 건축물의 배치가 진작에 정해졌으나, 창을 인접 대지에 계획한다면 차면시설을 설치해야만 해서 답답한 환경이 야기된다. 결국 채광에 불리하지만 건축물과 도로 사이의 공지를 향한 북측 창을 계획해야 했고, 최소한의 조도나마 확보하기 위해 창 면적을 한 방향에 집중시킨 커튼월을 적용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마련된 북측의 공지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냥 열린 상태로 두기엔 온갖 생활 쓰레기들을 가져다 버리는 동네의 안타까운 시민의식으로 인해 걱정이 앞서고, 막아두기엔 이전의 답답한 골목으로 회귀하는 것 같아 내키지 않는다. 고민 끝에 우리는 그 절충의 방법으로서 "투명한 안뜰(Hyaline Bailey_ 히알린 베일리)"을 제안했다. 내부와 적절히 열려있고 적절히 안뜰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루버 형식의 반투명 벽으로 그 안뜰의 경계를 짓는다. 루버는 살짝만 옆으로 빗겨서 바라보면 벽으로 느껴지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시야가 통할 수 있다. 이는 송정동 골목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낮은 담장 내 안뜰에 대한 추억을 느끼게 하기도 하고 다소 우악스럽게 느껴지는 수직의 방범창살로 연속되는 골목의 풍경을 묘하게 반짝이는 루버의 열주로 치환시켜 커튼월을 통해 새어 나오는 드라마틱하게 걸러진 불빛으로서 어두운 밤 골목을 환하게 비춰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프라이버시를 적절히 지켜주는 방어막이 된다. 안뜰은 오피스 근무자들만의 공간으로서 거주민 영역과 적절히 거리를 두는 공간으로 휴식의 장소가 되기도 하고 골목에 접한 오목한 공간으로서 사옥 이용자들에게 아늑한 느낌을 주어 우리만의 공간임을 상기시켜주는 요소가 된다.

마지막으로 실내는 각종 제한으로 인하여 오피스 면적이 수직으로 분산되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사옥 내 여러 부서들이 유연하게 혼재될 수 있도록 각 층 업무공간의 구분을 따로 하지 않았다. 단지 루버 식 벽체로서 계단을 오고 다니는 이들로 인해 시선의 방해를 받지 않도록 했을 뿐이다. 1층의 주차장 공간으로 인해 손실되는 전용면적을 방문객 전용 리셉션 공간으로 꾸며 업무공간과 구분하고, 2층에서 5층까지 동일 면적으로 구획하여 효율을 극대화했다. 옥탑은 난간벽을 최대한 높이 올려 사옥 내 여러 행사를 프라이빗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차양(전동형 어닝)을 설치할 수 있는 견고한 지지대가 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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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멜랑쥬 콜렉션 Mélange Collection

성수동에서 대로(광나루로)를 건너면 중랑천변 송정벛꽃길로 이어지는 이 골목을 마주하게 된다. 송정동의 시작이자 끝인 이 골목은 여전히 백반집, 중국집 등 로컬식당들이 즐비하지만 신축 근생 건축물들이 하나씩 들어서고 있는 송정동 개발의 태동이 가장 선명하게 들리는 곳 중 하나다. 서로 다른 골목이 마주하는 삼거리에 위치해 있어 길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송정동의 첫인상으로 기억될 이곳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앞섰다. 성수동 개발의 시작과 지금의 상황을 보며 느끼는 바가 많다 보니 단순히 신축 건축물이 가진 새것의 이미지를 물씬 풍기게 하는 것 보다는 이 곳 송정동만의 느낌을 가득 품은 감성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수동이 가지고 있는 붉은 벽돌과 인더스트리얼한 감각처럼 송정동만의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끌어내야 할까?

우선 기준을 잡은 것은 송정동의 낡고 어수선함을 현실적이고 솔직하게 드러내기 보다는 그 근원을 살펴서 미래지향적이고 은유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었다. 송정동의 처음은 어땠을까? 지금은 이곳을 지자체에서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으로 지정하여 특별히 관리할 만큼 온갖 불법요소들로 인해 기형적인 건축물이 가득하지만 그 처음은 순수한 형태였을 것이다. 대부분 2~3층의 단독주택이었을 것이고 박공지붕에 베란다가 군데군데 놓여져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주택건축물을 두르는 눈높이보다 큰 담장과 문패를 걸어놓은 무표정하고 두툼한 문주. 그 정도 스케일의 건축물들이 군집을 이루는 그 당시 보통의 서울의 골목 풍경이었으리라.

의류업체를 운영하는 클라이언트는 계획 및 공사하는 내내 사옥으로서 사용할 것인지 임대건축물로 활용할 것인지 고민을 했다. 그러한 이유로 사옥이 가지고 있는 기업의 색을 표현하는 것과 함께 보편적인 사용자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 만한 디자인적 요소들을 녹여 넣어야 하는 것도 중요했는데, 송정동만의 오리진한 감성을 현대화 하여 기본적인 건축구조의 틀 위에 그 요소들 하나하나를 붙여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마치 마네킹 위에 각종 원단을 비롯하여 지퍼나 단추, 스팽글과 같은 의류부자재를 갖다 대 보며 디자인 하는 것처럼.

북측에 도로가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옆 공동주택의 부출입구였던 탓에 일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컨디션이라 코어의 방향이 바로 결정되었다. 계단과 엘리베이터, 화장실을 1자 배치하여 남측에 몰아둔 뒤에는 나머지 전용공간 배치를 일조의 영향에 미치지 않도록 적층해야 했는데, 용적률을 최대한 채우기 위해서는 비교적 쉽게 건폐율을 확보할 수 있는 2, 3층을 같은 평면 구성으로서 단일 매스로 그룹핑을 한 후 나머지 면적을 1층과 4층에 분할하였다. 가능한 한 다양한 층에 외부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주차장 공간을 피해 1층의 매스를 측면으로 돌출시켜 그 상부를 2층 베란다로 이용할 수 있게 했고, 4층은 넓은 외부공간을 점유할 수 있게 했다. 특히 4층은 일조의 제약으로 인해 더 넓은 면적을 확보할 수 없음으로 인해 경사지붕 계획을 통한 높은 층고를 확보하여 특별함을 제공했다.

이처럼 각 기능과 특징으로 인해 구분된 덩어리는 크게 수직으로 높게 솟은 코어 덩어리와 1층의 후퇴된 덩어리, 2, 3층의 큰 볼륨의 덩어리, 4층의 삼각형 덩어리로 총 4개의 그룹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나뉜 각각의 덩어리에 틈이나 이격을 주었는데, 그 틈은 창과 유리를 적용하여 닫혀짐과 열림을 통해 극대화 하고 야간에는 각각의 덩어리 사이에 빛이 새어나오도록 하여 각각의 요소를 명확하게 보이도록 했다. 또한 수직의 코어는 거친 질감을 가진 무창의 거대한 덩어리로서 송정동의 골목에서 많이 보이는 옛 주택의 대문을 지탱하는 문주를 오마쥬하였고, 1층의 매스는 베란다 아래의 반지하의 낮고 긴 창, 2층과 3층의 큰 볼륨의 매스는 옛 주택의 스케일감을, 4층의 경사지붕은 옛 주택의 박공지붕을 현대화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이는 서로 다른 시대와 시점의 요소들이 구성적인 조합과 현대적인 조직을 함으로서 하나의 건축물을 만들어냄으로서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색의 실로 구성된 조직물인 멜랑쥬(mélange)와 그 결을 같이 한다. 멜랑쥬 의상이 당시 패션의 새로운 결을 만들었듯 송정동의 오래된 이야기와 현재가 잘 어우러져 앞으로의 일상에 추억과 회상의 대상이 되는 특별한 건축물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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