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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의 흐름에서 산수의 흐름으로
풍경은 단순히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위에 덧씌워진 인간적 시선의 산물이다. 어떤 장소나 공간을 풍경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각적 반응이 아니라 주체의 인식이 빚어낸 결과다. 따라서 원근법의 투시도를 근간으로 한 서양의 풍경은 인간이 자연을 이해하는 방식의 관습이자 코드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고정된 프레임으로 자연을 가두는 방식을 넘어, 흐르는 시선을 따라가는 산수의 구축을 계획한다. 흐름은 움직임과 함께 주체의 위치가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자연 인식의 과정이다. 주체는 지형의 흐름을 따라 이동하며 자연과 시선을 나누고, 그 속에서 공명한다. 여기서 산수의 구축은 고정된 시점에서의 풍경 인식이 아니라, 유동적으로 바뀌는 위치 속에서 보이는 자연과 보이지 않는 자연―무거움과 가벼움, 소리와 울림, 밝음과 어둠, 깊이와 얇음, 바람과 공기, 따뜻함과 차가움 등―과 신체가 미묘하게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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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항으로의 건축요소
건축의 요소들―벽, 지붕, 바닥―은 보통 건축물을 구성하는 부속적 기능으로만 이해되기 쉽다. 이러한 선입견 속에서는 각 요소가 개별적 의미를 지니기 어렵다. 그러나 관계항으로서의 건축요소는 선험적 의미를 벗어나, 세계 속 사물들이 놓인 현상 자체를 감응하며 구축된다.
즉, 벽·지붕·바닥은 단순한 부속물이 아니라 맥락 속에서 다르게 해석되고 경험되는 대상이다. 바닥은 땅의 연장이자 지형이 되고, 지붕은 건축물에서 벗어나 산이 되며, 벽은 바위나 절벽과 같은 자연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요소는 결합 구조의 관계성에 따라 다양한 공간의 볼륨과 명암, 시퀀스를 만들고, 풍부한 감응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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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간, 겹겹의 프로그램
건축은 사이공간 속에서 풍경의 흐름과 프로그램적 행위가 겹쳐지는 중첩의 장을 의도한다. 이는 공간이나 구축이 프로그램에 의해 미리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움직임들(프로그램)”을 수용할 수 있는 여백으로서의 사이공간을 마련하려는 시도다.
내·외부 공간에는 다양한 좌석이 배치되고, 음악 공연이나 자유로운 동선이 교차하면서, 사이공간은 겹겹의 프로그램으로 충만해진다. 남북 축을 따라 이어지는 큰 산수의 흐름을 카페는 두 개 층으로 받아들인다. 2층은 투명한 내부공간으로 계획되어 시선을 확장시키고, 1층은 비워낸 외부와 일부 채워진 내부공간으로 구성되어 흐름의 유속을 몸소 경험하게 한다. 남북의 큰 흐름은 그대로 관통하면서도, 1층에서는 동서 방향의 지류가 생성되어 입체적이고 상호 관입된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형성된 사이공간은 휴식, 연주, 체험 등 다양한 행위가 겹쳐지며 풍경과 깊이감을 더한다. 카페라는 건축적 장치는 단순한 소비 공간을 넘어, 지형의 흐름과 풍경의 감응적 경험을 증폭시키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이러한 감응적 구축은 곧 카페의 상업성과 건축의 자율성이 만나는 교차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