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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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원도심 영화동은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도시의 핵심에서 주변으로 밀려난 지역이었다. 1899년 개항 이후 호남평야의 미곡 수탈 기지로 성장했으나, 1990년대 이후 도시 외곽의 아파트 개발로 인해 도심은 급격히 공동화됐다. 본 프로젝트 대상지는 이러한 쇠퇴의 흐름이 가장 짙게 드리워진 구영길 일대의 블록으로, 오랜 시간 점집과 유흥시설로만 남아 있던 장소였다.
건축주는 약 10년간 인근 호수 주변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해 온 지역 사업가로, 원도심 내에 재즈클럽을 조성하고자 했다. 단순한 개인적 취향을 넘어, 정체된 도심에 새로운 흐름을 불어넣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출발이었다. 이후 뜻을 함께하는 여섯 명의 지역 인사들이 참여해 법인을 설립하면서 프로젝트는 도시 재생의 성격을 띠게 됐다.





Before

Before

Section
대상 블록은 일제강점기 적산가옥과 1960~1970년대 조적조 건물, 그리고 무분별하게 증축된 구조물이 복합적으로 얽힌 상태였다. 설계의 출발점은 이 밀집된 구조 속에서 공간의 흐름을 복원하고 ‘내부로부터 피를 돌게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잔존 가치가 있는 구조물은 유지하고, 기능을 잃은 부속 건물들은 제거했다. 그 결과 블록은 중정형의 '그라운드 ㅁ'과 개방형의 '그라운드 T'라는 두 개의 주요 외부 공간으로 재편됐다.
보존 방식은 '복원'이 아닌 '보전'의 개념에 기반했다. 일제강점기 목구조의 물리적 수명을 고려해 부재를 해체·교체·재조립하는 방식을 택하고, 기초는 전면 콘크리트 매트로 보강했다. 도로변의 조적조와 연와조 파사드는 내부 구조를 유지한 채 외부를 새 재료로 감싸 단열과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새로운 외피에는 원래의 개구부 비례를 반영하여 깊이감을 부여하고, 도시적 상징성을 강화했다.





Sketch
호텔은 기존 블록 구조로부터 파생된 공간 체계 속에서 계획됐다. 객실 절반은 그라운드에 면하도록 구성해 외부 활동과의 연속성을 확보했고, 나머지는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배치했다. 8×1.2m의 천창을 가진 아트리움은 자연광과 기후 요소를 내부로 끌어들이며, 폐쇄된 도시 조직 속에 새로운 개방감을 부여한다. 재료는 화강암, 도장면, 원목, 합판 등을 혼합해 내구성과 질감의 균형을 도모했다.







Sketch
그라운드는 복합적 상업 및 문화 공간으로 구성됐다. 1930년대 창고를 리노베이션한 다목적 홀을 중심으로, 레스토랑 '파라디소90', '피제리아 델캄포', 스시바, 카페, 바, 재즈클럽, 젤라테리아 등이 유기적으로 배치된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시간대별로 다양한 사용 패턴을 형성하며, 중정 공간은 도심 속 열린 광장으로 기능한다.







재료 계획은 도시의 역사적 층위를 반영했다. 적산가옥의 목재와 회벽, 1930년대 모더니즘 건물의 시멘트 미장, 해방 이후의 적벽돌과 타일, 콘크리트 등 군산의 건축 재료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됐다. 상부 외벽의 컬러 미장 위 스프레이 마감, 적벽돌 헤링본 포장, 아스팔트 롤 지붕 등은 각각 시대의 질감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표현으로 재해석됐다.







Sketch

Plan_1F
본 프로젝트는 단일 건축물이 아니라, 시간과 장소가 중첩된 도시 조직의 재생을 목표로 한다. '프로젝트 리터닝 군산(Project ReTurning Gunsan)'은 물리적 공간 복원을 넘어, 잃어버린 도심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려는 시도이다. 다양한 시대의 건축 요소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새로운 질서로 융합되며, 군산이라는 도시가 가진 고유한 모호성과 잠재력을 드러내는 도시적 형상을 만들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