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보타 되어보기: Context로서의 건축과 건축가의 어휘

프로젝트는 강남교보타워 두 개 동 사이에 매달린 23~24층의 다목적홀이다. 거의 정사각형의 평면에 두 개 층 높이로 커튼월로 된 동쪽과 서쪽으로 좋은 전망이 펼쳐진다. 대중에게도 교육이나 세미나, 출판기념회 등 이벤트가 가능하도록 개방된 공간으로, 높은 층고와 양면의 커튼월 구조에서 오는 소음과 진동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Section

Section

'사이트의 맥락, 역사와 도시의 켜, 중력, 기하학, 대칭, 질서, 빛, 자연소재, 기억에 대한 존중, 건축의 윤리적 가치'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추구하는 작업 원칙으로 교보 강남타워에서도 역시 엿볼 수 있다. 단순한 기하학과 질서, 대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자연소재 테라코타 원톤 패턴의 변화로 만들어지는 수평 띠, 입구 주변 백색과 진회색의 석재로 대비되는 수평 띠로 구축, 정확한 대칭에 군더더기 없이 잘 구성된 코어와 임대 오피스에서 찾아보기 힘든 두 타워의 엘리베이터 홀을 연결하는 전망 좋은 휴게브릿지 등에서 그의 작업 원칙이 여실 없이 드러난다.

Plan_Level +1.4

Plan_Level +3

이 공간이 두 타워를 연결하는 투명한 박스라는 점을 주시하고, 위의 디자인 어휘를 분석하여 적용해 그 공간에 원래부터 있었을 법한 공간디자인에 도전했다. 먼저 두 타워의 엘리베이터 홀에서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조건을 유지하며, 소음이 차단될 수 있는 상자 안의 상자를 만들어 넣기로 했다. 또한, 새로운 구조물이 브릿지 공간에 가하는 하중을 검토하고, 대칭의 원칙을 가져가기로 했다. 정사각형 평면의 중간 부분에서 진입해야 하는 조건은 거리가 있을수록 유리한 무대와 객석 동선을 분리하는 데 부담을 주었다. 그러나 원을 삽입하여 동선은 자연스럽게 분리됐고, 기하학이 만들어주는 겹침의 묘미를 찾아줄 수 있었다. 홀에 면하는 전면의 벽을 찢고 돌출된 원형 개구부는 오히려 사람들을 맞이하는 여분의 홀을 만들고, 내부가 은밀히 들여다보이게 한다. 무대와 객석 동선을 분리하기 위해 상자 코너 부분의 하부를 뒤로 물러나게 했고, 뒤로 물러난 공간에서 만들어진 홀은 전망을 즐길 수 있게 한다. 또한, 무대 사용자와 객석 사용자들은 각각 준비와 만남의 공간을 가지며, 후면 복도에서는 객석 하부를 훌륭한 미니바와 기자재 창고로 활용할 수 있게 구성했다.

Plan_Level +4.6

정사각형, 원

단순 기하학이 겹치면서 만들어진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입면과 단면에는 자작나무 합판, 같은 재질의 흡음패널, 스틸 3가지의 재료를 사용했다. 위치에 따라 구성을 달리했는데, 상자의 내외부는 합판 및 흡읍패널 원톤으로 구성했고, 진입부는 합판과 금속의 대비가 강조되는 수평 띠를 사용해서 본 건물의 디자인 어휘를 접목했다. 천장 모서리의 패인 4반원은 벽에서 오는 4반원과 대응하면서 단순하면서도 강한 기하학적 조형을 은은한 빛과 함께 부드러워지게 한다. 무대 후면과 객석 상부의 동서방향으로 열린 창은 기존 커튼월로 이어지며, 도시의 풍경을 시각적으로 연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