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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너른 마당에 바위 하나를 놓는 일.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은 마당 전체의 에너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입니다. 마치 바둑에서 돌을 놓는 순간처럼, 고민과 두려움과 결심이 모두 모인 한 점입니다. 집이라는 것도 결국 이 한 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곳에 살게 될 가족은 젊은 부부와 반려견 두 마리입니다. 150평의 넓고 조용한 땅에 지어질 건축면적 30평, 연면적 60평의 주택입니다. 이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건폐율이 낮아서 건물들의 영역이 적고, 녹지는 크게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마을은 자연과 함께 숨을 쉬는 것 같은, 계절마다 다른 표정의 풍경을 가진 대지입니다. 저는 그 풍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집을 어떻게 놓아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집의 형태는 직사각형 박스에 삼각 지붕. 그 단순함 속에서 공간의 힘이 나오도록 했습니다. 1층과 2층의 구조는 단순합니다. 1층에는 방 하나, 거실, 그리고 주방. 2층에는 주인 침실과 거실, 작은 방 하나입니다. 1층의 방과 욕실은 남편이 주로 사용하는 공간이라 푸른 쪽빛과 깊은 빛이 머무는 먹빛과 회색의 재료들을 선택했습니다.
남자분의 방이라 도로 쪽으로 위치해있고 창 앞에는 나무를 심어 살짝 내부를 가려 줍니다. 거실과 주방은 흰색, 옅은 회색, 그리고 목재를 주 소재로 삼고, 면으로 된 흰 커튼을 달아 햇빛의 양을 부드럽게 조율했습니다.







이 집을 설계할 때 제 머리 속에는 '단순, 단단, 단아'라는 시의 한 문장을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 오랜시간을 함께 설계하며 보아온 건축주 부부에게 참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하지만 단단한 믿음, 그래서 결과가 단아합니다. 그 느낌은 자연스럽게 집의 결로 스며들게 됩니다.
녹지가 많아 좋은 풍경 속에 놓은 이 집은 단순하게 디자인하고 이 풍경들을 담으려고 다양한 창을 만듭니다. 좋은 풍경들을 끌어오기 위해 수평으로 길게 열린 창을 만들었습니다. 높이 1.2미터, 길이 4미터의 2층 거실창은 박물관에서 두루마리 풍경화를 보는 듯한 느낌. 창은 그림이 되고, 거실은 갤러리가 됩니다.







반대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 풍경도 있죠. 그럴 땐 창을 세로로 열어 불필요한 시선은 가리고 하늘을 크게 들였습니다. 집 안에 빛과 여백이 차오릅니다. 집은 단순히 방을 배치하고 수납을 채우는 퍼즐이 아닙니다. 건축가는 동선을 만들고 행동을 유도하며 사람이 어떻게 하루를 보낼지 조용히 안내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공간의 크기가 주는 감성, 빛이 머무는 순간, 분위기가 전하는 메시지. 이 모든 것이 모여 사람에게 위안을 주고, 영감을 주고,
‘나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됩니다.
이 집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식탁에 둘러앉아 마당에서 반사된 빛을 바라보며 하루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새로 생긴 케이크집 이야기, 강아지 건강 이야기, 조금씩 친해지는 이웃들의 이야기. 행복은 거창한 데 있지 않다는 걸 이 집은 조용히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