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etch_1970's Dondlemak
지역민의 작은 광장, 돈들막
'돈들막'은 오두막의 지역 방언이다. 50년 전, 이곳에도 돈들막이 있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환경을 이루고 삶을 연장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돈들막은 공간 이상의 의미가 있는 곳이었다.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이웃끼리 서로의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는 곳으로 그들의 삶과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건축주는 기존의 기능을 잃고 사라진 돈들막의 기억을 꺼내 지역의 풍토와 따뜻한 마음을 공간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단순한 카페를 넘어 이야기를 담아내고, 들려줄 수 있는 곳으로 공간을 계획했다.
Elevation_Window
Elevation_Wall
전체적인 외부 형태는 건축물이 가지고 있던 기존 골격을 따랐다. 전면을 향해 열린 통창과 마주하는 내부 거울은 마치 공간이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연출하며, 돈들막이 특정 사유지가 아닌 누구든 와서 쉴 수 있는 광장의 성격을 보여준다. 백색의 내부를 채우는 유리, 스테인리스 등 빛을 반사하는 마감재는 외부와 내부, 자연과 건축물 사이의 경계를 허문다. 외부의 산과 나무 그리고 자연을 실내로 끌어들이고, 꾸밈없는 자연을 건축물에 담아 공간과 자연의 간극을 좁힌다. 공간의 마감재로 자연을 택하고자 했다. 목재는 공간의 온기를 대변하고, 수평적인 마당은 진입과 머무름, 반추의 의미를 가진다. 부분에서 전체로, 박제된 공간에서 살아있는 시간으로, 공간에서 오감으로, 공간과 시간 그리고 인간으로 향하는 가치를 담았다.
Sketch_Design Language
Sketch_2020's Dondlemak
조형언어에 담긴 의미
내부 곳곳에 사각형의 의도적인 흐름을 만들었다. 돈들막의 모습을 떠올리면 무심하게 자른 기둥, 볕과 비를 피할 수 있는 네모난 지붕 형태가 그려졌다. 이 형태를 새롭게 해석해 사각형을 돈들막을 상징하는 언어로 활용했다. 건물 구조에서부터 문을 여는 작은 사각형의 손잡이, 중간 사각형은 의자를 끌어낼 수 있는 손걸이, 큰 사각형은 외부를 받아들이는 창문이 됐다. 사각형은 공간의 흐름을 만드는 동시에 공간 속 위트를 담아낸다.
Plan
돈들막, 비봉을 산책하며 잠시 쉼을 쉬는 곳
여전히 품앗이 개념이 남은 동네에 새로운 공간을 들이기 위해, 건축물과 주변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했다. 가장 먼저 생각했던 기준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외관은 주변 풍경을 헤치거나 지나치게 반짝이지 않을 것. 두 번째, 외부의 자연을 담아내는 열린 공간이 될 것. 본래의 돈들막처럼 특정 사유지가 아닌 누구나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자 마을 사람들을 위한 광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Elevation_Counter
Elevation_Group Seat
물성이 주는 내추럴함과 담긴 의미
돈들막을 상상하며 그렸던 그림은 무심하게 툭 놓은 돌 같은 모습이었다. 이 땅에서 평생을 살아온 건축주는 특히 이곳의 기운이 좋다고 하며, 기운을 온전히 받기 위해 무거운 물성을 가진 돌이 땅을 계속 눌러줘야 한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따라 외부에 자갈을 깔고, 대지의 경계를 돌로 나누고, 들어오는 입구에 벽돌로 흐름을 만들었다. 돌이라는 소재의 다양한 변주는 공간의 밀도를 올린다. 동시에 건축주의 이야기처럼 드나드는 사람들이 좋은 기운을 받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