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ite Plan
이어쓰는 자연의 문장
산자락 끝, 한적한 마을의 작은 동산. 모아마당의 대지는 백운산 자락이 천천히 마무리되는 지점에 놓여 있다. 이곳에는 오래된 소나무들이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었고, 완만한 구릉은 마을을 조용히 감싸며 오랜 시간을 품고 있었다. 처음 이 부부는 경사지를 깎아 평지를 만든 뒤, 익숙한 방식으로 건축을 시작하려 했다. 그러나 어딘가 어긋난 감각은 결국 그들을 다시 도면 앞에 서게 만들었다.
두 번째 건축가로 이 프로젝트를 마주했을 때, 우리는 이곳의 주인이 사람이 아니라 대지의 흐름과 풍경 자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역할은 그것들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시간과 자취를 건드리지 않고 드러내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땅을 평평하게 만드는 대신, 건축이 땅의 문장에 조심스레 끼어드는 방식을 택했다.







Section
겹쳐지는 흐름의 배려
‘모아마당’은 엄마와 아이가 만나는 마당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건물은 두 개의 매스로 나뉘어, 동산의 흐름을 따라 조심스레 놓인다. 하나는 부부가 거주하는 공간, 다른 하나는 아이들을 위한 상담공간이다. 두 매스 사이에는 낮은 마당이 자리하며, 건축과 마당, 그리고 지형의 흐름이 서로 스며들듯 겹쳐진다.
사람이 드나드는 쪽의 매스는 비교적 직선적이다. 그러나 땅과 맞닿는 경사면에서는 점차 곡선을 취한다. 이 변화는 지형의 흐름을 수용하려는 ‘형태의 배려’이며, 건축과 자연의 간극을 조용히 조율하고자 한 태도였다. 우리는 구체적인 조형보다는, 사용자의 움직임 속에서 감지되는 리듬감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자연에 물든 거리두기
곡면으로 이어진 지붕에는 흙을 덮어 지형과의 연결을 시도했고, 벽체에는 절제된 개구부만을 허용해 형태의 흐름이 방해받지 않도록 했다. 자연에 개입된 건축의 존재감이 지나치게 앞서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의도였다. 특히 상담센터의 매스는 경사면으로부터 조용히 띄워져 있다. 이 띄움은 물리적인 해법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존재의 거리두기’에 관한 건축적 태도다. 건축이 중심에 서기보다는 배경에 물러나, 사용자와 풍경 사이를 조심스레 매개하려는 시도이다.







Plan_HOUSE 1F~RF

Plan_CENTER 1F~RF
이 건축은 외부에서는 자연과의 동화작용을 통해 자신을 감추지만, 내부에서는 전략적으로 열어낸 틈을 통해 외부의 자연을 충만하게 담아낸다. 유기적인 형태를 취했지만, 이는 조형적 수사의 결과가 아니가 관계의 유기성에 대한 고민의 결과다. 자연이 써 내려온 이야기 속에서, 이 건축은 마지막 문장의 ‘쉼표’로 존재하길 바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