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을 매개로 한 고양감의 공유와 그 섬세한 음미는, 감정의 결을 섬세히 어루만지며 정서적 연결을 심화시키고, 영감의 흐름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관계의 내면을 보다 깊고 풍요롭게 확장시킨다. 예술은 타인과의 거리를 좁히는 다리가 되고, 함께 나눈 감동은 ‘우리만의 특별한 경험’으로 퇴적되어,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의미와 가치를 환기 시키는 삶의 자양분이 된다.
이러한 예술적 교류를 바라는 마음으로, 호스트가 수집해 온 작품들을 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공간 스스로가 하나의 큐레이터처럼 기능하며 작품에 대한 심층적 몰입과 감정적 사유를 유도하게 했다. 이는 머무름의 공간을 예술적 체험의 장으로 전환시키는 설계적 제안으로, 대지가 지닌 고유한 서정성과 예술적 기운이 맞물려, 감각적으로 정제된 시각적 흐름을 구성한다. 이러한 의미들을 응축하여 우리는 이 공간을 ‘문가화령’이라 명명하였다.
바다와 섬의 능선으로 둘러싸인 대지는, 어느 방향으로든 시선을 유영케 하는 유연한 개방감을 품고 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예술, 휴식, 가족이라는 삶의 핵심 요소를 관통하는 여백의 조각으로서 건축을 기록하고자 했다. 대지를 감싸는 대나무 숲 사이로 내밀하게 진입하여 마침내 목격되는 공간은, 풍경 속으로 조용히 침윤되는 조각처럼 존재하며, 시선과 감정을 포용하는 여백을 구현한다. 이 여백은 시각적 언어를 통해 여유로움과 내면의 자유를 드러내며,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물성과 색은 사용자의 감각을 일깨우는 실현의 공간으로 완성된다.
Plan_1F
여백의 조각으로 존재하는 이 공간은 특정한 형태나 감성을 선취하지 않고, 자연과 예술, 그리고 인간의 삶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 환경 속에서 온전한 휴식을 가능케 한다. 1층은 내부와 외부, 공간 간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행태의 자유로움을 통해 휴식의 주체적인 감각을 일깨우고, 함께 머무르는 이들에게 조화와 존중의 감각을 환기한다.
Plan_2F
2층은 공동의 경험과 개인의 고요가 공존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경계를 통해 명확히 구획된 사적인 공간에서 독립적이고 평온한 시간을 사유하게 한다. 이는 내면의 리듬을 회복하고, 일상으로부터 이완을 돕는 치유적 장치로 작동한다.
궁극적으로, 이 공간에 투영된 여백의 시각 언어는 장소의 물성과 건축의 정체성을 매끄럽게 연결하며, 가족 간의 유대와 정서적 휴식, 그리고 예술적 감흥을 공유하는 감각적 경험의 장으로 기억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