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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미음은 영종도에서 인천국제공항을 지나 실미도와 서해가 보이는 마시안 해변에 자리한 베이커리 카페다. 이미 쟁쟁한 카페와 유명 음식점이 즐비한 해변 도로는 경쟁이 심했다. 이곳에서 어떤 성격의 카페가 경쟁력을 가질 것인지가 가장 큰 숙제였다. 분석결과 주변 다른 카페들은 건축적인 공간보다 유명 카페 브랜드만을 내세우거나, 바다를 수직적인 층별 변화로만 보여주는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와 대비되는 키워드를 가지고 접근했다. 바다보다는 공간 자체가 기억에 오래 남으면서 동시에, 재미있고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 도로에서 접근할 때부터 바다 혹은 간판은 최대한 보여주지 않고, 감추면서 건축가의 의도가 담긴 건축적 장치를 먼저 드러나길 바랐다. 이후에 커피와 빵, 바다 풍경을 가장 마지막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Plan_1F
설계 마지막까지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바로 출입구를 어떻게 만들지였다. 주차장에서 전면에 바로 보이는 일반적인 출입문을 부각하는 대신 건축적 공간을 지나는 경험을 배치하고, 출입문의 존재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보이도록 계획했다. 육중한 벽체가 기둥도 없이 지면에서 곡선을 이루며 긴장감 있게 떠있는 공간을 지나 자연스럽게 내부로 이어지도록 하였다. 구조 기술사의 도움을 받아 캔틸레버 방식으로 만들어진 연속된 두 입면의 파사드는 흡사 파도치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 마리 하얀 고래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Plan_2F
직사각형 모양의 부지에 카페는 'ㅁ자 모양으로 배치하여 중정을 두었다. 중정은 출입과 동시에 바다를 직접 보여주지 않는 동시에, 중정을 중심으로 예상치 못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건축적 산책로 개념을 적용한 연속된 바닥 판은 중정을 사이에 두고 수직, 수평으로 층층이 쌓인 다양한 경험을 만든다. 이를 통해 각 공간으로 시선이 교차하면서 자연스럽게 중정 마당과 하늘, 바다 마지막으로 커피와 사람들의 풍경이 연결되어 흐르는 켜(layer)를 이룬다. 출입과 동시에 바다와 카페라는 건축물을 한 번에 보여주기보다 양파 껍질처럼 하나씩 연결하여 구현된 공간 자체를 즐기는 반전을 가지는 콘셉트다.
Plan_3F
카페 미음은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방문객들은 일상을 떠나 볼거리와 느낄 거리가 많은 여행지 같은 비일상의 힐링 공간일 것이다. 비록 인공적으로 지어진 건축물이지만, 안에 자연을 담고, 함께 스며들어 사람과 함께 작동되는 장소가 만들어졌다. 마시안 해변에서 가장 중요한 자연 요소인 바다는 땅, 하늘, 사람과 함께 카페 일부가 되고 건축물과 함께 서로의 배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