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사진
시공사
Site Plan
Diagram
알로이시오 기지는 ‘더불어’ ‘나누는’ 곳이다.
기지는 50년간(1968-2018) 가난한 아이들이 사용하던 학교를 고쳐 만들었다. 학교는 소 알로이시오(Aloysius Schwartz 1930-1992) 신부가 만들어 아이들을 교육했고, 지금은 마리아수녀회가 그 정신을 이어받아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한다. 가난한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 자립하도록 돕는 일이 마리아 수녀회의 미션이다. 아이들이 줄어들고 지역을 위한 나눔으로써 학교를 기지(基地, basecamp)로 바꾸었다. 빠른 세상의 변화에도 버팀목 같은 장소로서의 기지가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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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사람들의 삶에 진정 필요한 것을 다루는 공간이다. 스스로 생각을 키우고, 삶의 기본기를 익히고, 이웃과 함께 더불어 나누는 곳이며, 잃어버린 감각을 일깨우는 곳이다. 중앙의 복도를 걷어내 경사로를 만들어 모든 층을 연결했다. 똑같은 교실을 헐어 모두 다른 공간으로 바꾸고 모든 실을 이어지게 하였다. 공간이 바뀌면 그걸 담는 프로그램도 그에 따른 행동도 변하게 된다. 모든 공간은 모두 다르면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장소는 고정되지 않고 변화하며 사용된다. 공간마다 자연의 변화를 몸이 느끼게 하였고, 한국의 오래된 정서를 담았다. 도심에서의 달빛 맞이와 맨발 활보도 빼놓을 수 없다. 함께 떠들고 나누는 것만큼 빈둥거리고 혼자 침묵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속에서 자신을 이웃을 공동체를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와 장애인은 더불어 살아야 할 우리의 이웃이다. 기지에 도착해서 휠체어로 경사로를 오르는 것은 그걸 몸으로 알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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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공간에서 오감과 기억은 중요한 요소다. 기지에 들어서면 빵 냄새가 공간보다 먼저 사용자를 환대한다. 방문자들이 마음을 열도록 ‘빵 굽는 수녀님’을 입구에 만들었다. 곁에 있는 ‘알로이시오 홀’은 교실을 뚫어 만든 공연장으로 소리가 주인인 공간이다. 아이들이 수십 년간 사용하던 체육관 바닥을 뜯어 이곳의 계단의자로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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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바깥의 주차장은 콘크리트를 걷어내서 텃밭으로 바꾸고, 태양 빛과 빗물을 모아 채소를 키우게 하였다. 수직농장에서 키운 채소와 옥상 텃밭에서 일군 채소는 식당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곳에서 ‘집밥’을 만드는 데 활용된다. 그곳과 연결된 ‘달빛 옥상’에선 장을 담그고, 바비큐 파티를 하고, 빗소리를 들으며 낮잠을 자고, 달빛과 함께 밤을 보낼 수 있다. 경험의 정점은 ‘침묵의 방’과 ‘대청마루’다. 자신을 돌아보는 공간이자 오감을 느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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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역할은 집을 짓는 이에게 건축의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지만, ‘알로이시오기지1968’ 프로젝트는 집을 짓기 이전에 필요를 찾는 것이 먼저였다. ‘왜’ 그리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찾는 것의 연속이다. ‘어떻게’ 하는 가는 그 다음 단계의 일이지만 그 부분이 현실적이지 않으면 ‘왜’와 ‘무엇을’에 닿을 수 없다. 그렇게 필요를 찾고, 작동과 쓰임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참여할 인재를 찾고, 오래된 학교를 지독한 예산의 범위에서 실천적으로 바꾸는 일을 디자인하고 구현하는 일 그것이 이 프로젝트에서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창립자인 알로이시오 정신을 계승하고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공간의 요구를 찾는 일. 쓰임과 방향을 ‘정의’하고, 운영자인 수녀회와 함께 ‘공감’하고 ‘기획’하는 일. 그것에 8년간의 에너지를 쏟았다. 개관 후 매년 2만여 명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알로이시오기지1968이 쓰는 이들을 통해 예측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좋겠다. 기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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