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평면은 북한강 유역에 있어 청평호, 화야산, 호명산, 대성호 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건축주는 요양의 공간이 필요하신 어머님을 위하여 땅을 찾아 나섰고, 마침내 쳥평면 상천리 어느 조용한 시골 마을 속 대지를 만났다. 그리곤 우연히 아키텍츠601의 과거 여주주택 프로젝트를 보시고 찾아오셨다. 여주주택의 연장선에 놓인 디자인의 건축설계를 의뢰하셨고, 그렇게 감사한 인연은 시작되었다. 우리는 항상 이야기한다. 좋은 건축주로부터 진정한 가치가 훼손되지 않은 아름다운 건축이 태어난다고. 그런 의미에서 ‘청평의 집’은 평생토록 잊지 못할 신뢰의 시작과 끝이 되어준 또 하나의 고마운 시간의 기록이며, 진실한 건축의 장소임에 분명하다.
시(時)적 건축
시적 건축이란 무엇일까. 청평의 집은 호명산을 남향으로 마주 보며, 안에서 밖으로 향하는 모든 시퀀스에 호명산의 절경이 한 폭의 풍경화처럼 차경의 감동을 안긴다. 건축이 지닌 형이상학적 기능과 미학들 가운데 ‘시적’이냐 혹은‘현실적’이냐를 두고 고민하고 선택하는 순간들이 존재하는데, 건축가가 이 둘의 조화를 꾀하다 보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가치를 잃은 작업이 되어버리고 마는 경우들을 마주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 프로젝트는 건축주가 본 거주지를 따로 두고 요양과 별장의 순기능에 집중한 공간이었기에 머리보단 가슴과 경험으로 인도되어 사유가 태어나는 시적인 공간에 가깝게 태어날 수 있었다.
건축(공간), 대지에 내려앉다.
땅으로부터 순응하는 건축의 볼륨은 제 몸짓이 결코 과장되거나 위용을 뽐내지 않는다. 어쩌면 눈에 띄지 않아 제 존재가 미약하리만큼 겸손하고 검박하길 바랐다. 설계자가 신이 나서 긋고 만들어내는 선들, 섬세함의 완벽한 조악함이 혹여 본래 대지 환경의 자연스러움에 작위성을 심어놓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완성한 주택작업이다. 그리하여 우리 자신으로부터 진실한 선(善)의 건축을 구하고, 환경 일부로 각인된 건축의 소명이 오랜 역사의 켜에도 제 가치의 모순이 없이 존립하길 바랐다. 환경의 일부인 건축을 증명해 보이듯 땅으로부터 순응하는 건축의 징표처럼 터를 파며 발굴된 큰 돌 하나를 건축 파사드에 무심히 심어 두었다. 어느 시간부터 그 땅과 함께했을지 알 수 없는 그 큰 돌 하나가 건축화되어 그렇게 대지에 내려앉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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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욕의 공간
최소한의 공간, 최소한의 물건, 최소한의 가구로 이루어진 청평의 집은 도심의 주 거주지로부터 벗어나 때때로 찾는 건축주의 일상에 진정한 쉼의 요양과 사유의 평안함이 태어나길 꿈꾸며 완성했다. 그 시간의 켜 가운데 올곧게 자연을 마주하고 생명과 환희의 기쁨을 통해 일상의 삶이 더 풍요롭고 아름다운 경험으로 인도될 것이다. 공간은 욕망을 멈추고 비워진 공기 감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운 감각의 유희를 제공한다. 그리하여, 건축이 지닌 순수성과 근원을 구축한다. 대지로부터 자연스럽게 관계 맺고 거주자의 경험으로부터 평안과 안식의 장소로 태어나는 의미를 실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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