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철'의 카사블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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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후스 작성일15-11-09 08:44 조회4,7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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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를 기반으로 한 자유로운 상상력의 결정체, 홍천 까사 블랑까(CASA BLANCA)

자연의 흐름을 막아서지 않고 시지각적 소통을 담아낸 건축 이야기

 

 

공간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력은 건축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홍천 까사블랑까 역시 홍천강의 수려한 풍경과 어우러진좋은 건축을짓고자 한 건축주의 창의성과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고자 한 건축가의 탁월한 재능이 만남으로써 얻어진 상상력의 결과물이다. 7개의 IT계열사를 거느린 성공한 벤처사업가인 건축주는 자신의 가족을 위한 공간과 7개의 계열사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작은 연수원 개념의별장을 원했다. 건축주의 요구는 일반적인 건축 형태와는 차별화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공간이었고 이에 건축가는 건축주를 포함하여직원들이 일하는 형태 즉, 초현실주의적인 건축 개념으로 심사숙고하여 화답한다.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세계와 한국적멋스러움을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특별한 공간 역시 건축주가 제시한 아이디어였다. 이에 건축가는 매일같이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을반복해 보았고 건축주의 상상력을 담아낼 재미있는 공간 프로세스를 전개해 나간다. 이 둘의 만남이 이어진 6개월간의 설계기간 동안 서로는대부분 가상공간을 통한 미팅방식을 통해 조율하였고 서서히 그 꿈에 대한 이야기는 디자인 전개 과정을 통해 현재의 모습으로 실체화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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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의 홍천강을 따라 동서로 좁고 길게 난 대지의 특성을 감안하여 구체화된 건축물은 새로우면서도 미래지향적인 건물로 인식된다. 흡사 그모습은 강 언저리의 고요한 대지의 숨결을 머금고 하늘로 향하는 용이나 우주를 행해하는 항공모함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하다. 당초 대지는 좁게는 4m에서 7m에 이르는 폭과 120m나 되는 길이를 간직한 비정형이었다. 건축가는 초현실주의를 기반으로 한 접근방식을 통해 건물 전체가 서로 끊임없는 연속성을 갖고 바람의 흐름을 통해 충분히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언어를 튼실하게 반영한다. 해의 방향을 고려하여 계획되고 상부로 한껏 열린 중정과 건물의 개구부를 통해 산과 강을 이어주는 관통의 방식은 건축가가 상상하는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처음 현장에 갔을 때 대지는 차가 접근하기도 힘든 막다른 산속에 방치되어 있던 곳이었어요. 경계측량으로 대지는 북측 2m 내에 위치한 홍천강과 남측 4m부터 가파르게 형성된 산 사이에 끼어 있는 형상이죠. 여기서 매스의 형태와 방향, 개구부의 계획을 시작하였고 일교차와 산과 물이 교차되어 만들어내는 바람 길을 터주는 계획을 이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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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층으로 구성된 건물은 남측 산세를 적극적으로 껴안고 북측 강을 부드럽게 관조하는 꽤나 정직한 모습을 취한다. 하지만 강변의 곧은 흐름이 주출입구부로 이어지면서 약간의 꺾이는 방식을 추구한다. 대지 형상에 맞추어 건물 역시 휘어지고 매스는 비정형과 띄움을 통해 다이내믹함을 연출한다. “비정형의 형태는 철저히 대지의 형태 즉 자연의 모양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모든 건물의 그 근원이 되는 대지와 주변 환경을 쫓아야 하는 것이 건축의 기본원칙으로 생각합니다.” 건축가 류철이 밝히는 바와 같이 매스의 휘어짐으로 인해 건물은 더욱 입체감을 얻게 되고 공간은 생기를 머금게 되었다. 

 

까사블랑까 공간에서 또 하나 눈여겨 볼 점은 열림과 닫음에서 만들어지는 공간의 교차적 인식과 자연과 인조 구조물의 개구부를 통한 건너편으로의 시각적 소통을 담아내고자 한 것이다. 이는 병산서원의 만대루처럼 자연의 흐름을 막아서지 않고 열린 형태로 존재하는 구조물로서의 루의 역할과 한국적 창호 개념으로 건축가는 자신이 어릴 때부터 경험한 한국 전통건축의 관통과 관입의 개념을 차용하였다고 설명한다. 자연적인 소통, 시각적인 소통을 건축물의 자연적인 관입을 통해 구현하려는 의도가 고스란히 공간에 적용된 것이다. 강 측으로 개방된 형태는 한옥의 창을 통해 열리고 닫히면서 외부가 되기도 내부가 되기도 한다. 들창에 의해 마루와 실들이 내외부로 교차되는 공간의 개념으로 파티오 도어를 개방해 마루(거실)가 내부가 되었다. 외부와 다시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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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블랑까의 공간은 자연을 향해 적극적인 열려 있지만 전통건축의 마당과 방의 문턱간의 시각적인 경계를 두는 레벨 차에서 미묘한 공간감을 줌으로써 내부공간에 대한 배려를 제시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예로 마당에 서있는 사람의 눈높이와 안방에 앉아 있을 때는 시각적 교차가 되지만 누웠을 때는 문턱의 높이를 통해 프라이버시를 가지게 되는 부분을 단면도를 분석해 적용한 점이다. 내부는 벽이 문이 되고 바닥이 개구부가 되는 공간, 내부가 외부가 되고 외부는 내부가 되는 창호를 통해 상호 교차되는 한국적 공간, 외부의 산책로가 내부로 연결되어 건물 전체를 거닐 수 있는 유기적 소통의 공간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공간의 색채 역시 자연의 풍광을 해치지 않으려는 의도를 살리려는 노력과 미학적 관점 사이에서의 갈등과 고민이 낳은 결정체이다. 이를 위해 건축가는 건축주와의 지속적 소통을 통해 최초의 의도를 담고자 하였다. 비현실적이며 현실적으로 모든 사물과 색을 가장 솔직히 담을 수 있는 화이트로 결론지어진 색채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무한 가능성을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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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류철

류철(Ryu Chul) Espacio Association 대표소장이다.

홍익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스페인 카탈로니아 기술대학 인테리어 석사와 건축학 석사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ACTAR-Vicente Guallart 건축사무소, Josep  Mias Arquitectes 건축사무소를 거쳤으며 한국 교통대학교 겸임교수로 있다.  2012 부산 The PARK 총괄 아트디렉터를 겸했으며 2014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본상 수상한 바 있다. 주요작품으로는 매당헌, 송첨재, The Park, CASA Diamante 등이 있다.

 

 

 

국내외의 다양한 실무 경험을 익힌 건축가 류철은 공간의 개념은 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한다 생각한다. 내부동선을 복잡다단하게 만드는 것이 건축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사고는 건축가의 관점일 뿐이며, 사용자의 관점에서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공간의 성격에 따라 레이아웃이 결정됨은 물론이고 번잡한 일터에서 벗어나 자연과 숨 쉬는 단순함을 반영하고자 하였다. 가급적 공간의 명확한 개념을 통해 머리-몸통-꼬리 방식으로 간단명료하게 공간을 구획하였으며, 그 구성마다 공간 성격과 인테리어의 개념도 달리 적용하였다. 단순한 매스를 수직 수평으로 연결하여 내외부를 계속해서 산책하도록 하는 것이 주안점이었다.


홍천 까사블랑까의 상상력 넘치는 공간 이야기는 현재 계속적으로 진화중이다. 건물 상부에 외부 손님을 위한 다실을 계획하였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다실은 강을 향한 명상의 공간으로 유리로만 바닥, 벽, 천정을 마감하여 투명한 덩어리가 공중에 매달려 있게 함으로써 공중에 부양하는 듯한 건물이다.

 

건축가 류철은 건설 위주로 진행되는 한국의 건축 분위기에 창의적인 것에 대한 존중보다 기술적인 접근으로 시작하여 끝이 나는 것에 대해 수차례  한계를 경험하고 다시 유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가 한국에 재정착하였다. 가우디로 대표되는 바르셀로나의 건축학교와 그 후예 건축가를 통해 훈련된 건축가로서는 그들의 건축 과정을 따라 갈 수밖에 없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다. 엔릭미라예스(EMBT), 조셉미아스(MIAS ARQUITECTES), 엔릭루이스겔리 (CLOUD09) 등 그들과 협력한 작업들이 지금의 건축을 행하게 한다고 단정한다. 건축의 본질과 시작 그리고 끝은 콘셉트이며 그 명제를 놓아 버리는 순간 건물은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건축에 접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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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류철은 명확한 개념에 기인한 건축 프로세스를 통해 껍데기가 아닌 진정한 건축과정을 실천하고자 한 건물이 바로 ‘홍천 까사블랑까’라고 피력한다. 그 구현 과정에는 예술적인 학식과 경험에 근거한 것 보다 창의적인 것, 미학적인 것에 대한 절대적 공감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것이 패트론적 태도에서 기인했다고 부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인다. 미학적인 것과 창의적인 것에 대한 신뢰와 존중으로 이번 작업이 재미있게 열정을 담아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공간과 처음 시도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것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디자인은 어차피 새로움에 대한 창의적 시도로 시작해 끝맺게 되는 과정입니다. 그 기원은 자연의 그것에서 찾아오고자 하는 것이 디자인 철학이라면 그렇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거창하게 아방가르드로까지는 아니겠지만 새로움을 지향하는 공간의 전위대중 일부이기를 희망합니다.”

 

 

 

AN news 비비안 안 ․ 김용삼 편집자 이영란 기자
자료 Espacio Association
사진 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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