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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studio_GAON

Photographer

박영채

Location

광주

Material

콘크리트

House of San-jo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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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studio_GAON

Architect: Hyungnam Lim, Eunjoo Roh

Location: Hwaam-dong, Gwangju
Site Area: 550㎡
Building Area: 49.23㎡
Total Floor Area: 49.23㎡
Structure: S.R.C
Finish Material: Concrete
Project Year: 2012
Photographer: Youngcha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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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개념은 일요일에서 나왔다. 건축주를 매주 일요일에 만나 일을 진행하면서, 나는 집이 일요일 오후에 듣는 음악처럼 편안하고 여유롭게 지어지기를 바랐다.
 
이 집이 들어선 광주는 한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로, ‘빛고을’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광주 비엔날레’를 개최하는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이 집의 건축주는 ‘가족’을 주제로 한 현대미술로 유명한 70대의 화가이다.

 

서울에서 300km 떨어진 광주에서 협의를 하기 위해, 나는 일요일 아침마다 고속버스를 탔다. 점심 무렵 광주에 도착하면 무등산을 꿰뚫고 들어가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는 땅 위에서 노닐다가 광주 시내로 돌아와 회의를 했다. 조선대 근처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며 건축주와 그 지인들, 마치 몇 년 전 개봉했던 한국영화 <전우치>에 나오는 세 도사 같은 은퇴한 두 교수와 은퇴 직전인 한 교수의 천진난만한 의견을 경청하고, 다시 터미널로 이동해서 고속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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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 Ele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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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를 탈 때마다 나는 제일 앞자리에 앉아서 3시간 동안 한국의 전통음악인 ‘가야금 산조’를 듣곤 했다. 산조(散調)란 ‘흐트러진 가락’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19세기가 거의 저물어갈 무렵 이 땅에서 솟아오른 새로운 음악의 형식이다. 그 때는 500년가량 지속되던 조선왕조가 기울어가는 시기였고, 신분제가 무너지고 봉건사회의 질서를 대신할 새로운 시대에 대한 열망이 솟구치던 시절이었다. 즉 산조는 음악을 만들고 즐기는 민중의 사회의식이 강하게 반영된, 시대가 고스란히 투영된 무척 건강한 음악형식이다. 기존의 한국 전통음악이 주로 의식이나 의례를 위한 음악으로서 관념적이고 감성보다는 목적에 충실했다면, 산조는 인간의 감정, 생각 등이 음악의 내용으로 들어가 작가의 주관적인 해석과 느낌을 중시한다.

 

산조의 가락이 문을 열 듯 천천히 시작해 조금씩 빨라지다가 어느 정도 들을 만 해질 때면 나는 잠이 든다. 그 소리들은 보고 온 땅에 대한, 그리고 그 위에 지어질 건축에 대한 생각과 함께 꿈결처럼 어우러지고, 서울에 도착할 때쯤이면 여유롭고 유장하게 마무리되며 나를 잠에서 깨운다. 집 또한 ‘산조’처럼 단순함 속에 입체적인 변화가 담긴, 들어가고 들어가도 끊이지 않는 흐름이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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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등산을 늘 멀리서 지나가며 보다가, 이번에 처음 들어가게 되었다. 광주와 무등산은 단순히 도시와 그것을 둘러싼 자연이라는 것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 대체로 완만하지만 해발 1,187m로 대도시 주변의 산 치고는 무척 높은 무등산의 서쪽 양지바른 언덕에 돌기둥 수십 개가 즐비하게 서 있는 풍경이 무척 특이한데, 돌이 많아 신령스런 돌이라는 의미의 '무돌산' 등으로 불리던 것이 한자와 불교사상으로 통해 '무등(無等)'이 되었다고 한다.  무등산은 묘하게 편안한 산이다. 지리산 같기도 한데 질척하지 않고, 점잖은 것 같은데 서울의 북한산처럼 강퍅하지도 않고 어디 아픈 데를 따스한 입김으로 불어주는 듯한 느낌의 산이었다.

 

대지 안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사방의 산들이 발성연습 하듯 나란히 같이 어깨를 포개고 서있다. 그리고 약간의 흙과 잡초 아래는 온통 바위투성이로, 번들거리는 바위가 아주 느긋하게 누워있다. 무등산 특유의 각이 지고 색이 검은 바위들은 들고나는 사람들을 짐짓 무심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양 옆으로 물이 가늘게 흐르다가 만나고 있었는데, 대지의 위치가 전체적인 무등산의 영역에서 어디쯤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지리산 한복판 실상사에 갔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다만 그 스케일만 조금 차이가 났다. 땅의 한 복판에는 오래된 살구나무가 한 그루 있었고, 그리고 서쪽으로 그 화가가 그토록 좋아한다는, 마치 줄을 지어 걸어가고 있는 듯한 여덟 개의 연봉이 보였다. 서쪽 벌판에는 오크의 용사들처럼 웅성거리고 있는 무수한 백일홍들도 있다.

 

젊은 시절에 이 땅을 구한 노 화가는 틈나는 대로 이곳에 와서 산조의 음악을 듣듯이 땅의 서쪽에 있는 연봉을 바라보았다., 30여 년 만에 새로 집을 지을 결심을 하게 되었다. 15평(약 49.5㎡) 크기의 아주 작은 집을 짓는데 무척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이고, 그 과정도 지난(至難,extremely difficult)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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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중요한 프로그램은 그림을 그리는 일과 서쪽에서 걸어가는 산을 보는 일, 화가의 아내와 아들과 딸 그리고 손자 등 그 집으로 놀러 와서 즐기게 될 가족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일, 오랫동안 이 땅을 지키고 있는 훤칠한 살구나무를 보는 일, 그리고 집을 지을 땅 옆으로 벌려져 있는 땅에 솟은 커다란 바위에 올라가서 주위를 보는 일이다. 그림을 그리는 능동적인 일 외에는 모든 활동이 수동적이다. 주로 ‘보는 일’이 이 집을 이루는 프로그램의 전부이다. 그래서 작업을 위한 스튜디오 겸 거실과 침실, 그 사이를 연결하는 외부 데크와 연결되는 주방으로 이루어진 아주 간단한 평면이 그대로 집의 매스가 되었다.

 

이 집의 메인 뷰는 당연히 서쪽에 아기자기하게 도란도란 걸어가는 8개의 연봉이다. 처음에 나는 습관적으로 오후의 햇빛을 피하고자 서측의 창을 줄이고 남측으로 크게 창을 냈다가, 서쪽 풍경을 가장 좋아하는 건축주가 절대 안 된다고 해서 서쪽으로 자신 있게 창을 냈다. 집의 내부는 좁지만 외부에 여기 저기 주머니 같은 데크들을 달아서 내부와 연계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게 했다. 늙었지만 기골은 아주 장대한 서쪽 주출입구의 살구나무 한그루와 동쪽 구석의 자코메티의 조각을 연상시키는 석류나무가 서로 바라보도록 진입공간의 축을 잡아서 들어가고 나올 때마다 두 개의 음계가 만나듯 두 나무가 마주보이는 풍경 속으로 끼어들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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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솟아오른 바위는 아래에 거대한 암석의 꼬리부분이라고 보고, 그래서 집은 반석위에 지은 집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공사 중에도 땅에서 걷어낸 돌들이 많았는데, 무등산에서 나온 돌은 하나도 외부에 반출되면 안 된다고 해서 건축주와 함께 한참 고민을 했다. 결국 큰 소나무를 가져와 배경으로 삼고 주인인 화가가 화폭에 그림을 그리듯 바위들을 직접 여기저기 배치해 놓았다.


결국 이번 작업은 산언저리에 바위 조각이 사방에 흩뿌려진 언덕에 아주 자그마한 집을 한 채 앉힌 것이 전부다. 유년 시절의 어려움을 딛고 무척 성공한 화가인 건축주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과의 끈끈한 유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다. 그래서인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땅, 무등산 한가운데 듬성듬성 땅에 버티고 선 돌들은 마치 장성한 자식들 같다. 그래서 집도 그 단단한 땅에 정박하듯, 혹은 원래 있었던 바위처럼 다부지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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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te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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