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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

윤준환

Location

부산

Material

스터코

부산 성 베네딕도 수녀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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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 op'us architects​​
Architect : DaeSeung Woo, SeongKi Cho, HyoungJong Kim​
Location : Kwangandong 1278, Suyounggu, Busan, Republic of Korea
Site Area : 50,560 ㎡
Building Area : 6,288 ㎡
Total Floor Area : 14,428 ㎡
Structure : RC
Finish Material : STO, Paint, Polished Artificial Stone
Project Year : 2016
Photographer : JoonHwan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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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te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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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원은 집이다
수녀원은 종교시설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단체의 일상생활이 작동하는 큰 집이다. 쉼을 위한 안식처로 일을 마치고 회귀하는 곳으로서의 집이 아니라 삶의 일상이 온전히 이곳에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집과 조금 다르다. 삶과 죽음의 전 과정이 이 속에 있고, 새로운 수녀에 의해 대를 이어 일상이 유지된다. 자체로 완결된 세상이다. 그래서 조금 크다. 수도원엔 일상생활을 위한 장소와 기도하고, 일하고, 교육하는 공간이 복합으로 존재한다. 거주 인원에 따라 집의 크기가 정해지고, 수도회의 정신에 따라 공간의 성격과 결합이 달라진다. 수도원 건축은 수도회의 정신회칙과 카리스마을 담고 있고, 그 정신을 닮았다.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원은 ‘하느님의 일opus dei’ , ‘거룩한 독서Lectio Divina’, ‘노동Labora’의 베네딕도 3대 정신을 근간으로 한다.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본원은 이 수녀회의 정신과 삶을 온전히 닮고, 담은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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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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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은 수도원 건물과 외부공간,그리고 영역 내의 일상을 통칭한다
건축은 수도원의 부분이다. 수도원 건축을 건물만 독립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이곳에 사는 ‘수도자 삶의 집합체’를 함께 보아야 한다. 개개인의 일상은 공동체의 시스템 속에서 작동한다. 건축은 수도생활과 분리되어 작동하지도 않으며, 수도원이 있는 장소와 긴밀하게 결합하여 있다. 수도원 건축은 수도원의 장소, 영역 내부는 물론이며, 외부와의 물리적 접점을 포함해서 봐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이곳의 건축을 설계하기보다, 삶을 관찰해서 읽고 발견하고 보충하는 데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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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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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본원은 한국에 정착된 ‘도심지 수도원 건축의 전형’이다
한국에 유입된 수도원의 대부분은 유럽독일, 프랑스, 스위스,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등으로부터 왔다. 신앙과 함께 건축도 같이 왔다. 건축양식, 공간구성, 기술, 설계까지 비용이 조달된 곳의 방식을 따랐다. 한국 땅에 다른 지역의 건축이 만들어졌다. *건축사적으로는 이양풍 건축이라 부른다.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는 ‘스위스 캄 성 십자가 수녀원Kloster Heiligkreuz’에 바탕을 두고 있다. 광안리의 ‘본원’ 건축도 스위스에서 왔고, 유럽 수도회의 전형을 따랐다. 그러나 50년간 이 땅에서 지속되면서 ‘한국’ 수녀회에 맞는 집으로 진화했다. 부족한 것을 덧붙이고, 공간의 향을 바꾸고, 온돌을 깔고, 움직임에 맞도록 동선을 조절했다. 진화는 단순히 기능을 바꾼 것이 아니라 수녀회의 정신을 삶에 녹였다. 해외에서 유입되었으나 집단의 지혜가 토착화된 집으로 진화했다. 그렇게 몸에 맞는 집이 되었다. 그동안 주변 지역은 도시화가 가중되었고, 한적했던 수도원은 ‘도심지 수도원’이 되었다. 주변에 드러나지 않고 존재하던 수녀원은 도심의 중심이 되어 ‘지금 이곳에’ 있게 되었다. 그래서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본원 건축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이 수도회만의 원형이며, 한국 도심지 수녀회의 전형prototype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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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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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에서의 삶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이 수도원 건축에 있다
현재 거론되는 공유주택의 궁극적 모델은 수도원 건축에 이미 있다. 1인 세대 고독 사회를 위한 건축은 어떤 모습인가? 수도원수도원 건축이 하나의 검증된 해법이다. 수도원은 공동 주거가 기본이다. 개인 방과 공동 공간이 하나의 집 안에 있고 엄격한 규율 속에 작동한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같이 기도하고, 같이 식사한다. 순서를 정해 설거지를 하고, 요일을 정해 빨래를 한다. 식사준비, 텃밭 일구기, 옷 만들기, 전례 준비 같은 공동의 일은 소임을 맡은 이의 몫이다. 수백 년간 공동생활을 통해 진화하며 검증한 삶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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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 일상의 집
수도원 공간에는 봉쇄구역과 개방구역이 있다. 수도자들만이 출입하는 봉쇄구역은 외부인 출입이 금지된다. 일상생활 공간인 침방, 도서관, 식당, 작업장 등과 수도자의 양성을 위한 수련소는 봉쇄구역이다. 수도원의 고유한 외부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소병원, 출판, 피정, 목공 등와 사무실, 응접 공간 등이 개방구역이다. 성당의 전례 공간은 특별한 시간에 개방이 허용된다. 그러나 수도자 입장에서는 모든 장소가 자신들의 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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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가옥에서 안채가 외부인에게 개방되지 않는 개념과 비슷하고, 가정집에서 안방을 외부인에게 개방하기 어려운 상황과 다를 것이 없다. 설계하는 건축가로서는 공간의 구성원리나 영역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지만, 거주하는 수도자의 관점은 다르다. 하루, 사계절 그리고 평생을 보내는 장소로서의 집이 수도원이다. 기도와 묵상이 중요하지만 먹고, 쉬고, 빨래하고, 일하는 일상도 기도만큼 중요하다. 그래서 사는 사람의 관점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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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원을 리노베이션하는 생각의 중심은 ‘일상에 대한 주목’에 있다. 수녀들의 집으로서 수녀원. 그래서 더 어려웠다. 삶을 이해하고 관찰하지만, 일상의 전부를 그리고 50년간 누적된 모습을 모두 이해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했다. 생각하고, 묻고, 방문하고, 듣고, 만지고, 찾아가며 ‘그것’을 설계했지만 오류투성이다. 수도생활의 공통성에 집중하고, 수녀들의 소임에 집중했지만 500명 구성원의 내재된 욕구도 무시하기 어렵다. 공동체성을 바탕에 두었지만, 개인의 욕구에 의지하기도 했다. 길을 잃지 않으려 근본회헌을 보고 살폈다. 답이 그 안에 있었지만, 변화의 가능성도 함께 열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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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_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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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_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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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_3F


수도원은 6세기 이후 규칙에 따른 공동생활이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1962년 공포된 바티칸 공의회 정신은 ‘건축의 자유’는 그 지방의 사정에 따라서 확보하라고 규정한다.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본원의 건축은 바티칸 공의회 직후 시작되었으나 땅이 있는 한국보다는 시스템을 지원하는 유럽의 수도회 형식에 맞춰졌고 회랑식 수도원Cenobitism을 따랐다. 삶을 위한 필수 공간인 침방과 식당, 부속실을 먼저 짓고, 성당은 나중에 증축하였다. 현실의 문제를 우선으로 해결한 건축은 지방 사정을 따르라는 공의회 정신에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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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은 새 옷이 좋고 사람은 헌 사람이 좋다고 하는데, 집의 경우는 어느 쪽이 좋은지 생각 중입니다. 집은 옷과 달라서 우리 몸에 맞추어 지은 것이 아니며, 집은 사람과 달라서 시간이 흘러도 양보해주지 않습니다. 이사 와서 보니 새집은 역시 길들일 것이 많습니다.”
-신영복, “닫힌공간, 열린정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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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처럼 광안리 수녀원은 한국 수녀의 몸에 맞춰 지어진 집이 아니다. 집은 사람과는 달라서 시간이 흘러도 양보해주지 않는다. 처음엔 집에 몸을 맞춰 살았지만, 그것에 그치지 않고 집을 몸에 맞게 고쳐 왔다. 50년간 조금씩 조금씩. 방의 향을 바꾸고, 남쪽에 방을 덧붙이고, 성당을 지으면서 스타치오 행렬을 위한 동선까지 생활 리듬에 맞게 바꾸었다. 큰 틀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작은 변화들이 모이면서 몸에 꼭 맞는 집이 되었다. 이것이 이 집의 핵심 가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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