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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studio_GAON

Photographer

임형남

Location

서울

Material

목재

보아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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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studio_GAON
Location: Seoul Children’s Grand Park, Gwangjin-gu, Seoul, Republic of Korea
Size : width 2.3m, height 3m, length 11.2m
Structure: Steel framed structure
Finish Material: Funder Max
Project Year: 2015
Photogrpher: HyungNam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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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

 

어린이대공원의 보아뱀, 터치 더 스토리 프로젝트

지금은 대도시 서울에 오픈스페이스가 많이 생기고 놀이공간도 많지만, 1970년대의 서울에는 딱히 어린이들이 맘껏 놀 곳이 없었다. 그 무렵 갑자기 하늘에서 선물이 뚝 떨어지듯이 어린이대공원이라는 곳이 서울의 동쪽 외곽지역에 생겼다. 면적은 536,000㎡이나 되는데, 원래 골프장이었던 곳을 정부가 공원으로 바꾼 것이다. 그곳은 어린이들의 천국이었고, 갖가지 진귀한 놀이기구가 널려있었다. 나는 나중에 디즈니랜드도 다녀왔지만, 어릴 때 처음 어린이대공원을 갔을 때만큼 대단한 충격과 감동을 느끼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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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많이 지나고, 어린이대공원보다 훨씬 크거나 훨씬 다양한 놀이기구 세트를 갖춘 테마 파크들이 여기저기 생겨났다. 마치 생생하던 색깔이 햇볕에 그을리며 퇴색되듯, 시간은 어린이대공원을 퇴색시켜버렸다. 그렇게 어린이대공원은 어정쩡한 상태로 남겨진 채, 도시가 팽창하면서 중심지 가까이로 편입되었다. 이제 이용객은 현저히 줄었고, 그냥 주민들의 동네 산책로 역할을 할 뿐이라고 들었다. 그렇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어린이대공원을 우리가 찾아가게 된 것은 공원 관리자 측과 어린이를 위한 대표적인 단체인 유니세프가 함께 그곳에 활기를 불어넣는 사업을 하기로 하면서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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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 내에 적은 예산으로 그리 무겁지 않은 구조물이나 설치물로 이 공간을 살릴 수는 없을까. 그들이 우리에게 물어봤다. 그런 게 어디 있겠어요. 라고 나는 그들에게 반문하고 싶었다. 그리고 세월이 변했어요. 이곳에서 뛰어 놀 어린이가 대체 어디 있겠어요? 일찌감치 입시 경쟁에 뛰어든 서울의, 아니 한국의 어린이들은 어린이대공원에서 뛰어놀 시간을 모두 빼앗겨버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건축이 단번에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마치 요리에 양념을 쳐서 맛을 내듯 공원에 생기를 불어넣고 변화의 바탕을 깔아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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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잠잠하게 깔려 있던 이 공간이 벌떡 일어날까. 그렇다면 ‘이곳에 이야기를 넣어야겠다’로 생각이 발전했다. 무채색의 공간에 색을 넣듯 넓기만 한 밋밋한 공원에 이야기를 넣어,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만나면 이야기는 더 커지고 공간은 살아날 것이다. '터치 더 스토리(Touch the Story)'. 우리는 그런 표제를 내걸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새로운 이야기 보다는 누구에게나 친숙한 이야기를 이곳에 놓자. 어릴 때 글로 읽고 각자 머릿속으로 그렸던 동화의 장면을 구현해보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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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을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이야기는 <어린왕자>였다. 그리고 누구나 잘 아는 생텍쥐페리의 보아뱀 스케치를 그대로 3차원에 재현해서 어린이대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나오는 조그만 광장에 풀어놓기로 했다. 벽을 세우고 계단을 만들고 미끄럼틀을 끼워 넣고 그리고 보아뱀의 등과 꼬리는 벤치가 되는 계획이었다.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시설이라 이런저런 행정절차가 끝나고 나니, 설치까지 2주의 시간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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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etch


‘보아뱀’이 자리 잡을 장소는 공원을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곳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목과 화장실과 관리 사무실이 있는 건물 사이의 빈틈일 뿐이었다. 원래는 급조한 듯한 느낌의 화단과,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백설공주 동상이 색이 바랜 채 서있었던 곳이었다. 백설공주는 오랜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보아뱀이 그 자리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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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철골로 틀을 짜고 압축 나무 패널로 피부를 만들었다. 시간만 넉넉했다면 콘크리트 혹은 돌이나 벽돌을 차분히 쌓아올려 땅 위에서 솟은 것같은 구조물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주어진 시간 안에서 해결하자니 좀더 가벼운 뼈대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의 눈에 띄는 면은 밝은 노란색으로 칠하고, 뒷면은 하얀색으로 칠했다. 미끄럼틀은 놀이기구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오르락내리락 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성향상 계단으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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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사실 특별한 용도는 없는 구조물이다. 어떻게 보면 벤치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그냥 계단이 달린 벽이기도 하다. 입구 가까이 있으니 사람들이 약속을 정하고 기다리는 장소가 될 수도 있고, 보아뱀을 아는 사람들이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고 가는 배경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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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

 

그런데 설치가 완료되어 가림막을 걷어내자마자, 공원을 찾은 아이들이 호기심을 보이며 다가왔다. 벤치에 드러눕기도 하고, 보아뱀의 등에 공을 굴리기도 하고, 계단에 줄줄이 앉아있거나 반복해서 오르내리며 술래잡기를 하고...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놀이의 방식이 짧은 순간 다양하게 나타났다. 역시 어린이들은 창의적인 사용자이며 창의적인 수용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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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고 그것이 모자가 아니라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임을 단번에 알아낸 어린왕자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어린왕자>의 한 구절을 벽에 적어 넣었다. "오직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생텍쥐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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