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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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studio asylum
Architect: Hun Kim
Location: Geyang-gu, Incheon
Site Area: 2,002㎡
Building Area: 778.23㎡
Total Floor Area: 2,996.19㎡
Structure: R.C
Finish Material: Limestone, Double Glass
Project Year: 2013
Photographer: WanSoon Park
부평작전교회
비교적 짧은 미래에 급격한 풍경의 변화가 기대되는 근교 주거지역인 인천 계양구 효성동 일원에, 기존의 기독교 교회가 갖는 보편적 형식으로부터 일탈을 가해 전혀 새로운 성격의 건축으로 하나의 커뮤니티 시설이 일부나마 지역성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한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다소 낯선 면은 있으나 보다 실험적이고 진취적인 방식의 내 외부 공간 구성 및 주어진 프로그램의 사적인 해석을 그 기초로 하였다.
현대에 들어 유독 우리나라만이 예배 공간의 본질이나 그 순수성에 대해 모종의 왜곡이나 변성을 갈수록 심하게 겪고 있다고 판단한 만큼, 이를 향한 깊은 반성적 의미가 담긴 본당 내부 구성에 뚜렷한 초점을 두었다. 극단적으로 좁고 긴 비례를 가진 장소적 난항을 타개함과 동시에, 그곳에 우리 식의 교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크기와 성격의 프로그램 공간을 다져 넣어야 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같은 곳을 30여 년 지켜 왔던 이른바 지역 교회의 특성을 유지하고 이에 연속성을 부여하기 위해 본당 시설의 보다 뚜렷한 시인성과 접근성을 기획했다. 이를 위해 시설 접면의 모든 지점에서 보행자 우선의 출입 경로를 치밀하게 설정하는 한편 누구도 자유로이 옥상 조경 공간까지 이를 수 있는 두 곳의 수직적 산책로(vertical promenade) 설정하였다.
개신교 건축 특유의 답습적 상징물들을 대거 생략하면서도 여전히 종교 시설 고유의 아우라(aura)를 유지하는 외관 이미지에 주력했다. 극도로 비정형에 세장한 부지 탓에 생겨난 낯선 비례와 형상의 조형물이 어찌 보면 새로운 세포 분열을 거친 이 지역의 근육 심줄(sinew) 같은 형상일뿐더러, 또 그 이미지에 걸맞은 일종의 상징적인 측면의 당김 역할을 해 부근에 보다 긍정적인 인상을 지닌 풍경의 중심으로 꽤 오랜 시간 자리 잡길 기대하였다.
이미 그 스케일이나 형상이 충분히 눈에 띔과 동시에, 주변의 맥락이나 보편적 형상을 고려하여 외장재료로 이스라엘 원산지의 라임스톤 대리석을 차분하고 중석적인 톤으로 채택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한층 낮추려 한 의도를 지니고 있다. 즉, 건축이 그 지역 일상의 배후 풍경으로 자리해 비교적 끈질기게 장기간 비주얼적인 측면의 생명력을 유지시키기 위한 기획에 무게를 둔 작업이다.
또한 이른바 barrier-free란 접근성의 개념을 시각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물리적, 심리적, 정서적 앵글 모두에서 비교적 세심하게 기획한 작업이기도 하다. 겨우 아슬아슬하게 좁은 길이로 대로변에 면한 부지 조건의 장애에도 그 부분에 주출입구를 분명하게 내밀어 보행자가 자연스레 흘러들어 오기 위한 유입구를 열어 놓은 점, 교묘하게 안팎을 뚜렷이 구분키 어려운 내 외부 공간 구성을 통해 시설과 외부의 심리적 경계를 흐린 점, 덧붙여 앞서 언급했듯 모든 계단이 외기에 면해 있어 누구든 외부인 입장에서 이론상 방해 받지 않고 외부인의 수직적 산책이 가능케 한 점 등이 그것이다.
건축의 외피와 내피 사이의 외기에 접면하는 다양한 차원과 스케일의 중성적 또는 중간적 장치( 발코니, 테라스, 외부 계단 등)를 삽입하였고, 이곳을 통해 시즌과 기후의 변화에 따른 외부 자연의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지하층 남측엔 비교적 넉넉한 규모의 선큰(sunken)부를 두어 이에 면한 카페테리아 및 집회 공간에 채광과 환기를 용이하게 하였다. 교회 시설 특성상 한시적으로 이용되는 주차 공간이란 점을 활용, 외부 지표면 공간에 전략적으로 구획하고 비교적 디자인된 바닥 재질이나 형상을 통해 아이들을 비롯한 커뮤니티의 다양한 외부 행위를 수용코자 했다.
내부는 지나치게 많은 상징과 행위를 담고 있는 기존 개신교 예배 공간을 경계하는 반면 좀 더 정서적으로 순수하고 정화된 경험, 또는 종교 공간의 본질에 한층 다가서기 위한 언어들로 계획했다. 바닥 면적에 비해 비상식적인 높이로 뻗은 천정고를 포함, 폐허 공간을 연상시킬만한 부정형의 내면 윤곽과 불규칙하게 찢겨져 들이치는 자연광, 회중석 경사부를 강단에 이르는 일정한 지점(약 1/3 가량 남긴)에서부터 역으로 솟아오르는 구조로 향을 바꾼 바닥의 단면 구성, 정연하게 나누지 않아 규칙성이나 비례를 갖추지 않은 회랑 경로 등이다. 시간성을 제거(timeless)한 여느 대자연 속의 소박한 원시 집회 공간, 그 무언가에 닿아 있는 듯한 하나의 장소적 경험, 모종의 현상학적 공간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형식이고자 했다.
또 오로지 집례자 한 사람에게만 회중의 시선을 유도하기 위해 강단을 크게 비우는 한편, 그 배경에 교묘하게 스케일 감을 제거한 자연석 백드롭을 삽입하고, 성가대 석의 경우 통상과 달리 후면 높은 곳 어딘가 미지의 영역에 배치하였다. 복합 시설 특유의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서부터 공적인 영역 간의 다양한 차등의 정도를 계산, 이에 대응한 경계면들을 설정하였고, 4개의 주요 집회 공간이 담는 주요 행위들, 즉 종교적 숭고함에서부터 커뮤니티시설 특유의 캐주얼함에 이르는 커다란 정서적 스펙트럼을 세세히 구분하여, 각기에 상응하는 일정의 폐쇄도 내지 개방감을 구획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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