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서헌 [榮敍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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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SOSU ARCHITECTS
Architect: SeokHong Go, MiHee Kim
Location: Gwacheon-si, Gyeonggido
Site Area: 242.00㎡
Building Area: 144.34㎡
Total Floor Area: 340.47㎡
Structure: R.C
Finish Material: Granite, Zinc
Project Year: 2017
Photographer: MinEun Kim
건축물은 여러 관점의 대상물이 된다. 특히 건축물 중에서도 임대주택은 개인의 토지와 자본으로 지어지지만 건축주, 집을 임대하는 사람들, 인접한 이웃, 나아가 동네 주민들까지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된다. 집은 의식주를 모두 해결하는 공간의 특성으로 설계부터 시공까지 다른 시설에 비해 더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역할로 완성하는 복합적인 사물이 된다. 영서헌은 이렇듯 여러 관점들의 끊임없는 조율을 거친 조화의 결과물이다.
토지주의 관점
서울 및 서울 근교에 지어지는 집들은 토지비용이 사업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건축의 결과물이 토지비와 시공 비용을 감당하는 경제적인 도구가 되어야 하는 현실이다. 토지주는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생활을 하던 중 서울 근교의 생활을 계획했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과천의 초입에 자연으로 둘러싸인 지금의 땅을 만났고, 자연을 담은 단독주택의 삶을 희망했다. 하지만 높은 토지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야 했고, 그 수는 많을수록 좋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과 임대자 모두에게 건강한 삶의 공간이 되고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좋은 집을 짓고자 했고, 이것이 설계의 중요한 목표가 되었다.
임대자의 관점
서울 중심지에서의 삶이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거나, 공간의 질을 낮춘 높은 밀도의 공간에서의 삶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힘든 현실이다. 서울에서 벗어나면 집세는 낮아지지만, 임대자가 누리는 공간의 질은 더욱 열악해진다. 토지가에 비례하는 건축비의 현실에서 서울 중심의 다가구 주택과 서울 근교의 다가구 주택의 품질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영서헌은 서울을 벗어난 임대자들에게 조금은 다른 삶의 환경을 마련해주고 싶었고, 이러한 맥락으로 주변의 자연환경이 디자인의 모티브가 되었다.
건축주의 관점
토지주는 건축가를 만나는 순간부터 건축주가 된다. 건축주들은 건축물의 평면구성, 외장 및 내장재, 시공비, 유지 관리 등 다양한 관점에서 건축물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이러한 관점들은 임대수익과 끊임없이 상호 작용하면서 건축계획에 큰 영향을 끼친다. 임대 건축물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물리적 공간의 질이 비용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모두에게 좋은 집을 짓겠다는 건축주의 선의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임대 수익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예산을 목표에 두고 많은 건축적 아이디어들이 시도되었다.
건축가의 관점
잘 계획된 공간의 기본 틀이 삶의 질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이다. 주인세대와 임대세대 모두가 주변 자연경관을 공유할 수 있도록 계단실을 중심에 두고 외부 지향적인 평면을 구성하였다. 이러한 평면 구성은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공간에서 자연 조망과 채광이 가능하게 한다. 모두가 공유하는 1층 필로티 주차장은 개방감을 높이기 위해 층고를 최대한 확보하고, 수직 연접 주차를 피해 세대 간 불편을 주는 상황을 배제하는 등 함께하는 공용공간에 섬세한 배려를 하였다. 집의 첫인상을 고려하여 택배함, 자전거 보관 공간 등을 주출입구와 분리하여 계획하고, 모두를 배려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사인물들은 집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하여 특별한 나의 집을 만들어준다.
다가구 주택의 대부분은 좁은 공간 속에 여러 기능이 혼재되어 다양한 삶의 행위를 제대로 담고 있지 못한다. 주방과 분리되지 않은 거실은 밥을 먹으며 TV를 보다 잠들기도 하는 공간이 되어버렸다. 부족한 수납공간으로 안방은 옷이 널려 있거나 빨래 건조대가 놓여있기 일수이다. 영서헌의 거실은 기존 아파트에 비해 크지 않다. TV를 보고 손님이 오면 맞이할 수 있는 사랑방과 같은 공공적이만 독립적인 최소한의 공간이다. 거실이 제 기능에 충실하면서 생긴 여유 공간들은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되고, 빨래를 널고 짐을 보관할 수 있는 다용도실이 된다. 집의 중심에 놓여 집을 과시하던 거실의 변화로 삶이 정돈되는 건강한 집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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