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 JOHO Architecture
Architect: JeongHoon Lee
Location: Yongin-si, Gyeonggi-do
Site Area: 853.7㎡
Building Area: 639.4㎡
Gross Floor Area: 2,554.29㎡
Structure: R.C
Finish Material: Polycarbonate, Polished Stainless Panel
Project Year: 2010
Photographer: Sun NamGoong
죽전 상업 지구 풍경
한치의 양보도 없이 최대용적률과 간판으로 채워진 우리도시의 일상적 풍경이다. 도심 속의 주차장들은 자신이 주차장임을 외관에 솔직히 밝히거나 마치 주차장이 아닌 상가시설처럼 위장한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도 도시 미관상 환영 받지 못한다. 거대한 부동산 재화로 채워진 한국 신도심의 개발지구들은 최대 법적 용적률만이 우선시 되고, 도시의 정체성은 공간과 여백이 아닌 벽을 뒤덮은 간판으로 대변된다. 도시를 채운 거대한 박스덩어리들은 어떠한 도시적인 특성에 알맞게 디자인되기 보단 투자와 임대 및 분양이라는 자본의 논리만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다. 이 프로젝트는 그런 건조한 도시 위에 어떠한 상징과 아이콘을 제시하여 도시의 풍경을 변화 시킴에 그 목적이 있다.
한국에서의 주차장 건축이란
한국의 건축법에서는 신도시 개발의 경우 상업지구, 주택지구처럼 각각의 용도에 따라 필지를 분할하여 개발한다. 주차장 부지 또한 상업, 주택지구의 계획에 맞춰 부도심의 주요한 위치에 계획되어있다. 주차장 부지의 경우 상업지구보다 저렴한 땅 값과 완화된 법정조건으로 계획 할 수 있지만, 상업 시설과 주차장 시설이 2:8의 비율을 이루어야 하는 제약이 있다. 결국 20%의 상가면적만으로 토지비용과 공사비용을 이끌어 내야만 하는 것이 한국 주차장 건축의 현실인 것이다. 이런 열악한 사업성은 주차장 건물들이 디자인에 대한 고민 없이 싼 값에 지어지도록 만들고, 나아가 그 주변 도시환경을 점점 더 열악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해당 대지의 주차빌딩 또한 그런 근본적인 고민 속에서 시작되었다.
주차장 같지 않은 주차장
주차장 건물의 현실적인 제약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서 1층 상가면적을 극대화 시키고 하천에 면한 전면부의 조경 공간을 테라스로 제안하는 것과 같은 상업시설의 가치를 증대시킬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했다. 주차장이 주가 되는 기존의 건물 대신, 상가시설을 부각시키고 주차장을 부속시설로 만들어 주는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통해 건물과 토지 모두 전체적인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즉 미술관 같은 주차빌딩을 통하여 건축주는 상가에 대한 매력적이고 높은 가격의 분양 임대 조건을 얻을 수 있었다.
Construction Process
채움과 비움의 경제학
주차장이라는 사업상 프로그램의 한계로 인해 공사비 또한 다른 일반 건물에 비해 많은 제약이 뒤따랐다. 경제적인 공사를 위해서 주요 구조는 당시 공사 조건상 경제적이었던 철근콘크리트로 결정하였고 토목 공사를 줄이기 위해서 지하실을 최소화하고 오픈컷 공법으로 시공하였다. 이렇듯 콘크리트 볼륨은 대지에 채울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인 형태로 구성된다. 적정수준의 공사비 내에서 최대의 상가면적을 가능하게 하면서 용적률상 최대의 주차대수를 가능하게 하는 볼륨인 것이다. 이렇게 채워진 매스는 철저하게 경제성에 근거해서 구축되었다.
Elevation Pattern
야누스적인 폴리카보네이트 외장
하천을 면한 전면부는 삼각형 유닛으로 60도부터 150도까지 10개의 다른 각도로 구성되며 총 80여개의 유닛으로 빛과 도시의 풍광들을 반사한다. 반대로 상가쪽 배면은 플랫한 면으로 마감하였다. 하천 쪽 입면이 도시의 속도를 주름화 시켜서 표현하고자 하였다면 배면의 플랫한 면은 서측에 위치한 보정동 카페골목을 향하여 직접적으로 이미지를 투영시키는 것이다. 본 프로젝트에 이용된 polycarbonate는 5겹의 레이어층을 가지며 외부는 보라색으로 내부는 백색으로 코팅, 도색되었다. 또한 외부는 IR Coating 및 Coating 표면처리 되어서 빛의 각도에 따라서 유리의 표면이나 메탈의 반사면의 느낌을 낼 수 있게 하였다. 해가 뜨는 아침에는 직광을 받아 표피의 색이 미세하게 백색을 띄게 되고 정오에는 간접광으로 순수 보라빛을 드러낸다. 석양이 지는 오후에는 노을을 반사해서 황금빛으로 변모하게 되고 저녁에는 내부의 조명과 외부의 네온사인을 반사해서 이색적인 풍광을 연출해낸다.
Axonometric
935개의 스테인레스 패턴의 경제적 시공
아연도금 파이프로 제작된 프레임들은 외장의 형태를 만드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스테인레스 개구부 패턴의 parametric한 변화의 지점으로 연계되어 있다. 즉 스테인레스의 마름모꼴 패턴이 변형되는 원칙은 구조적인 결절점 역할을 하는 수직 각파이프의 위치를 기준으로 설정되어있다. 스테인레스 루버들은 공장에서 최대사이즈로 제작되어 현장에서 아연도 파이프 위에 용접되었다. 이와 동시에 935개의 서로 다른 마름모꼴 패턴들은 루스율을 최소화하면서 CNC로 컷팅 되어 현장에서 다시 유닛으로 용접된다. 즉 구조 프레임의 간격 변화에 맞게 입면패턴은 변화하게 되며 이러한 합리화의 과정을 통해서 디자인의 통일성과 패턴 제작 및 시공상에서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Fabrication Process
변장, 참을 수 없는 물성의 다채로움
채워진 볼륨이 물성의 무거움을 바탕으로 한다면 표피는 가벼움을 주제로 디자인 되었다. 공사비를 고려 해서 재료의 종류는 2~3개로 제한하였고 특히 외장 구조 프레임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아연도금 각파이프로 제작하였으며 주 외장재인 폴리카보네이트는 자재업체와의 협상을 통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할 수 있었다. 각 소점마다 달리하는 개구부의 패턴은 자연환기를 위해서 각층마다 다양하게 열려있다. 즉 폴리카보네이트 스킨이 외부와 내부의 이미지를 상호 투영시킨다면 Stainless패턴으로 구성되는 개구부는 외부에 직접적으로 빌딩의 이미지를 생성하게 된다. 단열재가 필요 없는 주차장의 프로그램적 특성은 보다 자유롭게 입면패턴을 구성할 수 있게 하였다.
빛의 굴절, 이미지의 차연
5겹 필름으로 구성된 폴리카보네이트 패널은 외부 빛의 광원으로 말미암아 빛의 반사로 자신의 실체를 드러낸다. 이와는 반대로 야간에는 내부의 조명들에 의해서 외부로 광원들을 굴절시키게 된다. 소점의 각도에 따라서 주변의 네온사인과 야간 조명들, 차량의 헤드라이트들을 반사시키며 표피는 변화무쌍하게 그 이미지들을 달리한다. 즉 주간에는 빛을 표피에 머금고 내부공간을 감싸 안지만 야간에 내부공간을 외부로 굴절시켜 투사 하는 것이다. 즉 이곳에서 고정된 이미지란 없고 실체란 무한히 변화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