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tform-L Contemporary Art Center
본문
Design: JOHO Architecture
Architect: JeongHoon Lee
Location: Gangnam-gu, SeoulSite Area: 684.6㎡
Building Area: 312.94㎡
Total Floor Area: 2,173.60㎡
Structure: R.C
Finish Material: Aluminum Anodizing Panel
Project Year: 2016
Photographer: Sun-NamGoong
Site Plan
사건의 발단과 의미의 포획
없음은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음은 곧 없음을 매개로 자신의 존재의미를 생성시킨다. 비어있음은 물리적인 의미로서의 없음 이외에 절대적 의미로서의 공간을 매개로 다른 의미론들을 파생시킨다. 즉 공간이 비어있음은 절대적 존재로서의 비어있음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사건을 매개로 장소의 쓰임에 대한 새로운 발단을 의미한다. 그것은 물리적인 공간을 단순히 비워내고 그곳에서 사건들을 발생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닌 사건의 가능성들의 변수들간의 간극 들을 공간속에 포섭시켜냄을 의미한다.
건축이란 일견 채움의 과정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어떻게 비워낼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밀도가 높은 도시일수록 일종의 구축의 룰 속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룰을 해석하고 요구되는 프로그램들을 재배치하여 새로운 의미를 생성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건축의 본질에 대한 질문과 직결된다. 즉 건축가란 한계지워진 룰 내에서 어떻게 채움과 동시에 어떻게 비워낼것인가를 고민해야만 하며 그과정을 통해 어떤 유의미성을 만들어낼수 있을지를 고민해야한다.
플랫폼 엘 아트센터는 서울의 강남, 일반주거지역 (건폐율 60%, 용적율 150%)이라는 주어진 조건과 정형적이지 않은 대지의 조건속에서 요구된 프로그램들을 채움의 배열 방식과 그것의 의미들을 서로 연결짓는 비움의 과정에 관한 프로젝트였다. 혼재 된 강남 개발방식은 도시계획상 적절하게 예측 되어야만 했던 주차장의 수요를 한참 빗나갔고 어느새 모든 건물은 법정 건폐율 이외의 오픈스페이스는 법적인 주차대수를 충족시키기 급급해져 있다. 도시가 개별적인 필지들이 만나서 형성되는 거대한 건축이라면 각 개별적인 건축들 사이의 관계성은 외부의 주차장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 셈이다.
Louver Detail
중정, 즉 일종의 마당의 개념을 가진 오픈 스페이스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가진 복합문화시설들간의 관계성을 통합하고 이를 중심으로 공간의 위계를 설정하는 주요한 키워드가 되었다. 즉 기형적인 대지에 대응해 매스를 하나의 덩어리로 두는 방식이 아닌 프로그램별로 잘게 쪼개어 중앙에 위치한 오픈영역을 매개로 개별적인 프로그램을 연결짓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외부공간의 구축 과정을 통하여 얻어진 중정은 도시적 맥락과 단절된 형태의 외부가 아닌 새로운 컨텍스트의 구축을 통한 개별적 프로그램들을 도시와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중정을 통해 도시와 건축의 맥락을 연결짓고 구축의 논리를 구체화하였다면 지하에 위치한 공연장은 좀더 실질적으로 이곳에 펼쳐내게 될 다양한 공간적 기능을 흡수한다. 수납식의자와 무빙월 시스템을 이용하여 패션쇼, 영화관, 오픈형 파티라운지, 전시공간등 다양한 형태의 퍼포먼스가 가능하도록 계획한 것이다.
패션기업이 모태가 된 이 프로젝트는 근본적으로 미술관 이외의 다양한 형태의 이벤트들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길 원하였다. 그것은 하나의 공간으로 정의내려진 미술관 영역이 아닌 미술관과 공연장, 패션쇼장 및 콘서트 홀이 무한히 변용가능한 다용도의 공간성을 의미한다. 이렇듯 복합문화공간은 다양한 의미들을 조합하고 하나의 공간형태로 위계화하는 작업이다. 적절한 규모의 미술관, 렉춰룸, 아트샵, 레스토랑, 사무소, 그리고 브랜드를 상징하는 새로운 기호체계 등 다양한 다른 기능들을 어떻게 통합하고 유기적으로 결합 시킬 것인가에 대한 질문인 것이다.
대지의 밀도높은 효용성을 요구하는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그러하듯 플랫폼 엘 또한 한치의 오차나 불필요한 공간적 낭비는 용납되지 않았다. 역설적이게도 무조건 채워야만 하는 프로젝트에서 다른방식으로 비워내는 방식을 찾음으로써 더 많은 공간적 가능성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건축이 가진 힘이라면 공간을 물리적으로 정의하고 구획하는것 뿐 아니라 공간을 정의하지 않음으로 얻어지는 공간의 잠재적 가치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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