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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_GAON

Photographer

박영채

자기 앞의 집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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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 studio_GAON

Architect : HyoungNam Lim, EunJoo Roh

Location : Buseok myeon, Yung joo-si, Gyeongsangbook-do,  Korea

Site Area : 655 ㎡

Building Area : 98.64  ㎡

Total Area : 98.64 ㎡

Structure : Wood Frame Construction 

Finish Material : Wood Siding, Asphalt Shingle 

Project Year : 2018

Photographer : YoungChae Pa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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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te Plan

 

 

우리는 늘 집을 그리워한다. 아침에 출근해서 열심히 일을 하는 중에도 집을 그리워하고, 집을 떠나 머나먼 곳을 돌아다니는 중에도 집을 그리워한다. 어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을 한다. 이럴 때 ‘집’이란 물리적인 건축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이야기와 온기가 가득 번져있는 추상과 구체적인 공간이 섞인 아주 복합적인 건축물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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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년 전 사무실을 열고, 종이와 연필과 수채화 물감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책상에 앉아서 나는 집을 그리기 시작했다. 누구를 위한 집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봤던 집들을 그렸다. 양동마을에 있는 오래된 집도 있었고, 내가 사는 동네에 널려있는 흔한 집들도 그렸다. 내가 특히 즐겨 그렸던 집은 국도를 달리다 만나는, 건축가를 알 수 없는 그냥 시골에 있는 흔한 동네 집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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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에는 아무런 욕심도 없었고 아무런 멋도 없었다. 길가에 들꽃처럼 피어있는 집들을 그리면서 오랫동안 집의 의미에 대해 생각했다. 힘이 들어가지 않고 과시도 없는 집든, 그리고 삶의 긴장이 없는 집든, 그 집들은 욕심 없이 자신을 그려낸 순박한 집이었으며, 나아가서는 무위의 경지에 들어선 집들이었다. 좋은 집이란 그렇게 긴장이 없고 피곤도 없는 그냥 오랫동안 입어서 늘어나고 색이 바란 집안에서 입는 평상복 같이 몸에 편안하게 맞는 공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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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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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기 인생을 산다. 누구도 나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집도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듯 자신의 삶이 담긴 공간에서 살아야한다. 그러나 그런 자명한 사실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다. 나를 그려내고 나를 담은 집이란 무엇일까?  어느 날 산을 좋아한다는 부부가 집을 짓고 싶다고 찾아왔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많지만, 삶의 공간을 산과 바로 붙여놓고 살겠다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들의 생활은 아주 단순하고 검박한데, 그들이 집을 짓겠다는 땅은 무척 화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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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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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그 땅은 소백산이 뻗어 내린 중간에 있었는데, 고개를 하나 넘으면 부석사가 있는 곳이었다. 앞과 뒤로 산들이 겹겹이 둘러쳐있었고, 그 안에 화려한 꽃술처럼 솟아있는 땅이었다. 마을과도 일정한 거리가 떨어져 있었고 원래는 사과를 키우는 과수원이었다. 집에 들어갈 내용은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단순한 일과였고, 나머지의 생활은 산으로, 즉 자연으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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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te floor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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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는 집을 지을 때 사람들이 가지고 오는 여러 가지 욕망을 듣고 그 복잡한 실타래를 엉키지 않게 풀어서 하나의 집을 만드는 일을 한다. 그런데 이 집에는 많은 욕망은 없었고 그냥 소박함 그 자체였다. 거주할 사람의 욕망을 분류하고 재배치하여 공간을 만드는 일에 숙달된 우리의 감각으로, 이런 단순한 프로그램을 풀어나가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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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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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사각형 안에 안방과 손님방을 양쪽 끝에 배치하고 나란히 부엌과 거실을, 그리고 화장실을 넣으니 끝이었다. 남쪽으로는 햇빛과 바람을 가득 담을 수 있는 창을 내고,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긴 회랑을 덧붙였다. 주로 좌식으로 사용하는 다실에는 낮은 창을 내어 서있거나 앉거나 움직임에 따라 산의 다른 풍경이 집에 담기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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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는 앞으로 옆으로 뒤로 펼쳐져 있는 산들과 어떤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일이었다. 일자형 단순한 집과 그 앞으로 산의 흐름이 남아있는 마당과 그리고 집을 마주보는 작은 대문채를 하나 놓았을 뿐이다. 대문채는 농사에 필요한 잡다한 도구들을 수납하고, 길과 집터 사이의 여백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드넓은 바둑판에 두 점의 바둑돌을 얹은 것처럼 집을 놓았다. 다 짓고 그 모습을 보니 내가 오랫동안 그렸던 시골집처럼 편안했고, 산이 집을 꼭 안아주어서 더욱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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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집주인도 좋다고 했다. 높고도 깊은 산속에 욕심을 버리고 들어가 살고 싶은 주인을 닮은 집이었다. 그 집은 나와 그곳에 살 사람들이 같이 궁리하며 지었지만, 그든 앞에 놓인 산에 어우러지는 일과 그들 앞에  놓인 생은 살면서 그들이 지어나갈 몫으로 남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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