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흔적을 그리다_미니로마 만들기#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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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후즈 작성일16-04-13 16:34 조회1,0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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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현정 

 

 

 

스무고개라는 놀이가 있다.
한 사람이 마음속으로 생각을 하면, 다른 사람이 스무번까지 질문을 해서 그 마음속의
생각을 알아 맞추는 게임이다. 질문에 예, 아니오로 대답을 해야 하는데, 글이라는게
일방향이어서 스무고개 게임을 하기엔 적합하지 않지만, 해보려 한다.
10개의 단어를 지나치면서 자연스럽게 답에 가까워 질것이다.

 

1. 경주     2.평직     3.히포다무스     4.알렉산드리아     5.미생    
6. 뉴욕     7.알파고   8.폼페이         9.르꼬르뷔지에     10.도시


하나씩 내 마음속을 연다면,

1. 경주는 역사공부1번지로, 과거 통일신라시대 왕경이라 불린 약 100만명이 살던 격자도시였다.


2. 평직은 천을 만들기 위한 수직 수평 격자짜임의 가장 기초이고,


3. 히포다무스는 피타고라스의 제자로, 기원전 5세기경 밀레투스라는 격자도시를 계획했는데,
  후일 서양 도시계획의 규범처럼 사용된다. 

 
4. 알렉산드로 대왕이 정복하고 만든 알렉산드리아는 수세기동안 갈고 닦은 그리스인들의
  격자도시 테크닉을 잘 받아들여 만들어졌다.


5. 지금도 열심히 보고 있다.


6. 지도만 봐도 온통 격자패턴이다. 재미있는 것은 센트럴파크도 정확한 직사각형인데, 처음
  도시계획 당시 공원은 아예 없었다. 뉴욕시는 숨막하게 답답한 도시에 숨통을 주기 위해,
  토지 분양한지 50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큰 돈을 주고 매입했다.


7. 인공지능이 처음 대결한 게임


8. 비극적인 그 순간까지 모두 담고 있는 죽었지만 살아있는 로마식 격자도시


9. 근대건축 5원칙에 이어, 도시계획 4원칙도 제시했었다.


10. 과거부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대부분은 격자의 형태를 띄고 있다.

    격자도시라는 답을 위해, 좀 돌아왔다.

 

                                                       *

 

비록 열 고개로 금방 밝혀졌지만,  ‘미니로마’ 만들기 과정을 함께 하기 위해 이
스무고개를 하였다. 딱 봐도 “미니로마는 격자도시구나!” 라는 답이 나온다. 

 

자 이제부터 도시를 만들어 보기로 하자!

 

도시를 만들 때, 육체의 배꼽과 같은 도시의 중심부, 움빌리쿠스(umbilicus)지점을  잡았다.
도시계획가들은 하늘을 연구하여 이 도시의 중심을 찾았는데, 태양의 이동경로로 하늘을
두 부분으로 분할하고, 밤하늘의 별은 이러한 분할을 직각으로 나눈 것으로 여겨, 하늘은
네부분으로 나누었다.
 
하늘의 지도가 마치 땅에 비쳐진 것처럼, 하늘의 나누어진 네부분이 만나는 지점이 똑바로
투영되는 지점을 찾아야 했다. 도시 계획가들은 그 테두리를 신성한 경계선이라 불리는
포메리움(pomerium)고랑을 만들었는데, 실제로
이 길은 너비 1미터짜리 좁은길로 성벽 안쪽에 존재한다. 

 

움빌리쿠스는 종교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데, 로마인들은
그 지점아래 도시의 인간사를 지배하는 신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 지점
가까이에 문두스(mondus)라 부르는 구덩이를 팠다. 지옥이라 불리는 이곳은, 집에서
가져온 과일과 재물 등을 바쳐 신들을 달래는 의식을 치루었다.
그리고 나서 정사각형의 돌로 문두스를 덮은 후 불을 질렀다. 이 의식이 바로
도시를 “탄생” 시키는 것이였다.
파리에서 이 배꼽의 위치가 어딜까 궁금했다. 왠지 판타지 소설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것 같기도하고, 특별한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찾아보았는데,
현재 그곳은 평범한 아파트가 있다.

 

이 배꼽에서 직교하는 두 개의 주요 가로를 그은 후,
남-북을 연결하는 세로길은 카르도 막시무스(Cardo Maximus), 동-서를 연결하는 가로길은
테쿠마누스 막시무스(Decumanus Maximus)로 불렸다. 두 대로를 확장시켜 바둑판 식으로
길을 내어 도시 전체를 나눈다. 도시 바깥의 도로와 농지를 나누는 방법도
이와 같은 식이였다. 아래 그림은 현재 파리에 로마도시를 겹쳐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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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현정

 

 

이러한 도시의 기하학은 정복자들에게 아주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는데, 이는
전쟁을 통해 얻은 땅을 군인들에게 분배하기 위해서였다. 땅이 개인에게 배분될 정도로
충분히 작아질때까지 분할한다. 군인과 군인 가족들은 도시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도시를 건설하는 주역이자 도시의 첫번째 시민이 된다.

 

도시의 질서를 위한 도로는 마차와 사람의 통행을 분리하였다.
도로 양쪽의 인도는 도로보다 15cm 높게 만들어, 마차나 수레가 인도로 굴러들어가는
사고를 방지했다. 비가 내리면 도로의 물은 도랑을 타고 인도 밑 하수구로 흘러 들었고,
도로에 디딤돌이 있어 사람들은 신발을 적시지 않아도 길을 다닐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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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현정

 

 

미니로마 도시계획가들은 중앙에 도시의 행정과 종교의 중심광장인 포룸을 위치시키고,
목욕탕과 공중화장실, 분수, 수도에 물을 공급할 도수관, 극장, 원형경기장과 같은
오락시설도 함께 계획하였다.

 

지리학의 아버지라 불린 그리스의 스트라보가 로마 전역을 돌아다니며 로마식 도시에
대해 조사하였는데, 그의 묘사를 인용하면

 

" 그리스인들은 아름답고 안전하며,
수출입에 필요한 항구를 갖춘 도시를 건설하면 그것으로 도시가 완성되었다 생각한다.
반면 로마인들은 그리스인이 소홀한 것까지 정비하지 않으면 도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도로포장과 하수도는 훌륭해서, 로마 시가지의 지하에 그물처럼 얽혀있다.
상수도 설비는 완벽하다고 말 할 수 밖에 없다. 그 어느 가정에도 물이 부족하지 않다.
저수조를 갖춘 집도 많고, 온종일 물을 뿜어올리는 분수를 갖춘 집도 있다. "
스트라보의 글을 보면, 그리스인들은 미관, 방어, 항만, 농지가 주 관심사라면,
로마는 도로, 물의공급, 하수도 시설 등 도시생활유지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공공시설이나, 포룸, 원형경기장같은 거대한 규모의 시설들을 지으려면
얼마나 많은 세금을 냈던것일까?
로마시민은 국방의 의무를 책임지기에 거의 세금을 내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그 많은 건물이 지어진 것일까?
로마의 공공사업은 한마디로 '노블리스 오블리제'이다. 권력과 부를 누리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명예는 공공사업에 사유재산을 기부하는 것이다. 개인이 공공건물을 지으면
거기에 재산을 기부한 사람의 이름을 붙힌다. 많은 비문들의 대부분의 내용이
"이 일대 광장을 00가문의 거시기가 건설했다. " 라는 글이 많다.

 

로마의 정치가는 사람의 명예욕과 허영심을, 개인이 행복한 삶이 아니라,
공공사업에 사유재산을 투입하게 적절히 활용하여 재정적자를 적절히 메우면서
나라를 유지할 수 있었다. ■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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